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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골이 ‘오싹’ ㅠㅠ” 배달 라이더 ‘무법천지’ [IT선빵!]

[이미지=보배드림 캡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직장인 이모(34) 씨는 최근 집으로 가던 중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다. 편도 4차선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를 받고 있던 중 3시 방향에 있던 오토바이가 역주행으로 자신의 차선 한가운데로 쓱 들어온 것이다. 이 씨는 “신호 위반으로 좌회전을 하려던 오토바이가 12시 방향 도로에서 차들이 직좌회전 신호를 받고 움직이자 급히 핸들을 틀며 역주행을 했다”며 “내 차와 뒷차 사이로 빠져 원래 차선으로 가는 걸 보고 식은 땀이 다 나더라”고 회상했다.

오토바이 관련 사건 사고가 최근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다. 신호위반은 기본, 역주행까지 서슴지 않는 일부 배달원들의 위험천만한 질주에 시민들은 간담을 쓸어내리기 일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나서 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지만, ‘더 빠른 배송’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체감 안전’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라이더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3차선 도로를 역주행으로 질주하는 오토바이 모습. [보배드림 캡쳐]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올해 들어 배달 라이더 수가 크게 늘었다.

요기요 익스프레스의 경우 지난 8월 출시 당시 라이더 수가 450여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800명까지 2배 가량 증가했고, 근거리 물류 IT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바로고도 코로나19 직후인 2월(1만3200명)과 비교해 9월 라이더 수가 53% 늘어난 2만200명을 기록했다.

라이더가 많아지며 이륜차 등록대수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218만1510대였던 자가용 이륜차 신고 건수는 2019년 220만9812대로 2만8000대 늘었고, 올해 들어선 최근까지 221만1174대가 사용 신고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오토바이 사고도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만2654건이었던 이륜차 사고는 5년만에 46%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 1만8467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배달 건수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상황과 더불어 각 배달 플랫폼간 배달 시간 제한 단축 경쟁이 이같은 상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 달 기름값이 평균 10만원. 오토바이 렌트료도 35만원 가량이다. 하루에 30~40건을 뛰어야 평균 250만원의 소득을 쥘 수 있는 상황에서 보다 많은 콜을 뛰기 위해 라이더들이 위험천만한 질주를 감행한단 것이다.

배달 플랫폼 운영 업체들이 인공지능(AI) 배차 기술 도입, 라이더 안전 교육 강화 등에 힘쓰고 있지만, 근본적인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 한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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