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읍면동’ 핀셋 규제의 추진 배경과 여파는? [부동산360]
읍면동 단위 규제지역 지정 법안, 국토위 통과
규제지역, 시·군·구 단위 지정→읍·면·동 단위로
같은 시·군이라도 동별 집값 상승률 다른 경우 많아
전문가들 “규제에 대한 시장 내성 생겨 실효성 없어”
그동안 시·군·구 단위로 이뤄진 부동산 규제 지역(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지정에 대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해 지정하는 ‘핀셋 규제’ 강화 방안이 추진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올해 ‘2·2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원시 영통·권선·장안구가 신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을 당시 동(洞)별로 가격차가 커서 논란이 됐다. 당시 신분당선 연장 호재로 권선구 호매실동 등은 집값이 급등했지만, 구축 아파트가 많은 구운동 등 인근 지역은 집값 변화가 거의 없었다. 당시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편입된 의왕·안양 만안구에서도 “황당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집값이 급등한 곳은 의왕 포일동·학의동, 안양 안양6동 등 신축과 교통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에 불과한데, 모든 지역이 갑자기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지역 주민들은 규제지역 지정이 부당하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 6월 6·17 부동산 대책에서 수도권 대다수 지역이 규제 대상에 묶였다. 인천 서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과 청라국제도시 등 신규 택지개발지역이 혼재돼 있는데 전역이 규제 대상으로 묶이면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반발이 컸다. 이에 국토교통부에는 서구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그동안 시·군·구 단위로 이뤄진 부동산 규제 지역(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지정에 대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해 지정하는 ‘핀셋 규제’ 강화 방안이 추진된다.

최근 정부가 규제지역을 확대 지정하자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 주민들이 같은 시군구 단위라는 이유로 규제지역으로 묶여 불필요한 규제를 받게 됐다는 반발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되는 등 각종 규제를 받게 되고, 주택을 구입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고 어떤 돈으로 집을 사는지 밝혀야 한다.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읍면동 단위 규제 법안 연내 통과할듯…“실수요자까지 피해”=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법안 내용에 대해 여야간 견해차가 크지 않아 연내 통과가 유력하다.

개정안은 현재 시·군·구 단위로만 지정하게 된 규제지역을 읍·면·동 단위로도 지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단, 택지개발지구 등 해당 지역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규제지역 지정내용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 조항이 달렸다.

김교흥 의원은 “전국적으로 일부 읍면동은 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은 데도 특정 시군구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며 “이로 인해 집주인들이 재산권 행사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물론 해당 지역이 도시재생을 위한 각종 정부 사업에서 제외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현재 읍·면·동 단위로 주택시장 조사를 하고 있어서 이변이 없는 한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토교통위 현안보고에서 “현재 충분치는 않지만 주택 시장 조사를 동 단위로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제도 시행에 큰 어려움이 없음을 시사했다.

국토부는 당초 현행법령에서 지역 범위에 대한 제한은 없어 읍·면·동 단위 지정이 가능하다며 당초 법안 내용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현행 주택법 63조에는 규제 지역 범위에 대해 ‘최소한의 범위’라고만 규정돼 있다.

서울 강북 지역 전경 [연합]

▶규제에 내성 생긴 시장…“동(洞)별 핀셋규제 실효성 없다” 우려=법안 통과 후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 과열에 해당 지역 전체가 규제 적용을 받는 경우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시·군에 속해 있으면서 읍면동 단위별로 주택가격 상승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 ‘핀셋 방식’ 지정·해제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집값 상승세는 규제지역 지정과 상관없이 나타나고 있어, 정부의 핀셋규제 강화는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뒷북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17 부동산 대책에서 수도권 대다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일 때, 여기서 제외됐던 김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이후 11·19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 발표 때마다 집값이 일시적인 안정세를 보이다 다시 뛰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규제에 대한 내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하더라도 읍·면·동 단위까지 조사·분석하는 인력의 한계 등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정대상지역 지정은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해당 시·도 물가상승률의 1.3배가 넘는 곳을 우선 가려내고, 그중에서도 청약경쟁률이나 분양권 전매거래량, 주택보급률 등이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곳을 대상으로 삼는다. 정량적 요건을 갖춘 지역은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정성적 평가를 더해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분화해 규제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정부 규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현 시장 상황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크다”면서 “국토부에 규제지역 관련 업무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도로 하나 두고 동네가 갈리는 지역을 세부적으로 뜯어보고 규제하거나 혹은 제외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