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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학 스티글리츠가 제자 옐런에게 “‘위기 후 경제’로 갈 다리 놔라”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컬럼비아대 홈페이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77·사진) 컬럼비아대 교수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에게 취임 후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조언했다. 둘은 세살 터울이지만 옐런 지명자가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스티글리츠 교수가 논문 감수를 했고, 가장 뛰어난 학생으로 기억한다고 할 정도로 인연이 깊은 사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2일(현지시간)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낸 기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옐런을 차기 재무장관으로 지명한 건 미국과 세계에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지식과 경험, 인간관계의 능숙함 등의 측면에서 현재의 경제적 도전을 다루는 데 더 잘 준비된 인물은 없다면서다.

그는 옐런 지명자의 첫째 당면과제는 ‘위기 이후 경제’로 갈 수 있는 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했다. 경제의 ‘V자(字) 회복’은 너무 늦었다고 진단했다. 수많은 기업체가 이미 파산했지만, 향후 수 개월내 숫자가 더 늘 걸로 봤다. 그는 “더 나쁜 건 주요 수치가 위기의 심각성을 숨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은 필사적으로 규모가 큰 구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늘어나는 지출로 인한 부채를 장애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0)’이고, 수년간 이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 재원조달 비용이 대단히 낮다고 부연했다. 위기극복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옐런 지명자의 입장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그는 “필요한 회복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은 의회 결정에 달려있다”면서 “옐런은 이를 분명히 설명하는 데 잘 준비돼 있다”고 신뢰를 표시했다.

옐런 지명자가 미국을 넘어 세계 경제 구원에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회원국이 국제수지가 악화했을 때 담보없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 확대를 어젠다 최상단에 놓아야 한다고 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미 5000억달러의 SDR 발행에 대한 강력한 국제적 지지가 있다”며 “트럼프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 선택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막대한 부채 부담을 안고 있는 국가가 상환 의무를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부채 구조조정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면책의 기본 원칙을 옹호하는 게 미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한다고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부채 구조조정은 글로벌 회복을 위해 필수적이다. 불가항력이라는 원칙을 적용할 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소수만을 위한 신자유주의는 팬데믹으로 종말을 고하게 됐다고 거론, “옐런은 더 나은 팬데믹 이후 세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리더십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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