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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CGI, 이미 한진칼 평가차익 2배…출구전략은?
추가 펀딩하기엔 '통합 항공사' 설득 부담
대출여력도 제한…반도건설 전면에 나설수도
벌써부터 소수지분 매각설? "산은 눈치 부담"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한진칼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금지해달라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KCG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당장 평균매입 단가를 살펴보면 이미 2년 간 두 배 넘는 평가차익을 거둔 상황이다. 통합 항공사로서의 밸류업 가능성에 공감하는 외부 투자자를 물색해 조기에 엑시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GI가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약 2년 동안 한진칼 보통주 1156만 5190주를 사들이는 데 소요된 비용은 약 3737억원으로, 매입 평균단가는 3만2300원 수준이다. 이는 주식 대량 보유 공시 의무(5% 이상)가 발생하기 이전의 취득 단가를 보고의무 발생일의 취득단가와 같다고 가정해 계산한 것으로, 실제 투입 비용은 더 적다. 최근일 기준 한진칼 주가(7만2800원)를 고려하면, 대출 이자를 감안해도 이미 두 배 이상 평가 차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전날 법원 판단으로 KCGI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최근까지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함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호 지분(41.4%)보다 많은 지분(46.7%)를 확보했다. 하지만 산은의 유상증자 대금이 투입될 연말 이후, 3자연합의 지분은 42%로 내려가는 반면 산은 지분을 더한 조 회장 측 지분은 약 48%로 높아진다.

KCGI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지금까지의 '경영권 확보' 전략을 고수할 수 있다. 신주발행 취소 소송 등 본안 소송으로 법정 다툼을 지속하고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 교체 시도를 하는 한편, 추가 펀드레이징과 대출로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 회장 측 지분을 넘어서기 위해선 현재 시가 기준 29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하다. 넘치는 유동성에 기대어 어느 정도 펀드 자금을 추가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통합 항공사에 대한 밸류업 전략을 새로 마련해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대출도 적대적 행동주의 펀드를 지원했다는 시선에 대한 은행권의 부담감과 담보가치 측정의 어려움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현금과 대출 여력이 충분한 반도건설이 보다 적극 나설 경우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른 하나는 단계적인 엑시트다. 모집된 펀드의 만기는 최대 10년에 이르지만, 경영권 확보와 이에 따른 적극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어렵다면 조기 회수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 M&A 업계선 벌써부터 소수지분 매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업이 저평가돼있고 특히 KCGI 측의 엔트리 밸류(장부기입가액)도 낮은 상황이니, 협상만 잘 된다면 펀드도 들여다 볼 수 있는 딜"이라며 "다만 국책은행의 개입돼 있어, 통합 항공사로서의 안착을 위한 적극적 사업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점이 장애 요소"라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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