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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만원 환수율 급락은 불안 탓”
한은 “코로나로 현금 보유 심리”
“지하경제 유입으로 볼 수 없어”

한국은행은 올 들어 5만원권의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이 급락한 원인에 대해 불안심리에 따른 현금보유 경향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지하경제 유입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한은은 30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5만원권 환수율 평가 및 시사점’이란 자료를 통해 “금년 코로나19 이후 5만원권 환수율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저금리 기조에 다른 5만원권에 대한 견조한 수요와 대면 상거래 부진 등 화폐 환수 경로상의 부정적 충격이 결합돼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올 1~10월 중 5만원권 환수율은 25.4%로 5만원권 발행을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9.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외환위기(1998년)나 금융위기(2008년) 등 과거 경기 충격 발생시엔 발행액과 환수액이 모두 감소했다면,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선 발행액 증가 속 환수액만 큰 폭 줄었다.

발행액은 코로나19 이후 시중 유동성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 저금리 등으로 예비용 수요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위기대응으로 이뤄진 금리 인하 조치로 현금을 보유하더라도 발생되는 기회 비용이 작아졌고, 가치저장 차원에서 고액권 화폐를 찾는 사례가 많아졌다.

환수액 감소는 감염병 특성상 대면 상거래 제약이 발생, 화폐 유통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제조업, 건설업 등의 타격이 컸던 과거 금융 불안기와는 달리 이번엔 숙박 및 음식점업, 여가 서비스 업 등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업종의 업황 부진으로 5만원권 유통에 차질을 빚게 됐다. 자영업자의 거래용·예비용 현금 보유규모 및 소득비중은 다른 종사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다른나라의 고액권도 비슷한 상태다. 유로존의 경우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100유로 이상 지폐의 환수율은 전년동기대비 19.3%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달러의 경우도 100달러의 환수율이 2001년 IT버블 당시엔 전년보다 26.6%포인트, 2008년 금융위기 땐 15.6%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한은은 “일각에선 5만원권 환수율 하락을 지하경제 유입과 연관짓는 시각이 있다”면서도 “단기간에 크게 하락한 5만원권 환수율은 지하경제 유입 등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 예비용 수요 확대 등 경제적 충격이 크게 작용한데 주로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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