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문중 환경교사 신경준씨 인터뷰
- 전국 50만 명 교원 중… 서울지역 환경교사는 본인 유일
- 환경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
부천 시내의 공원, 도로, 지하철 역 등을 다니며 미세먼지 농도 측정을 한 후, 장소별로 수집된 데이터를 지도 어플리케이션에 올린다. 이 수집된 자료는 커뮤니티 맵 서비스의 공공데이터로 활용되며, 수집한 이들은 이 미세먼지 정보를 취합해 부천시청에 보내기도 한다.
이는 부천 송내고 학생들이 비영리 사단법인 〈커뮤니티매핑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활동 중 하나다. 에코뷰의 10번째 인터뷰이 신경준 교사(한국환경교사모임 대변인, 숭문중 교사)는 이 예시를 들어 “환경교육의 세번째 단계인 ‘시스템적 사고’의 교육이 적용된 사례” 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환경교육, 아직 세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학생들의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실천을 보고 있자면 기후위기 극복에 있어 긍정적인 꿈을 꾸게 된다는 ‘멸종위기종 환경교사’ 신경준 선생님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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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에서 개체 수 500 미만인 경우 ‘멸종위기종’이라 분류하다 보니, 한국의 환경교사들 스스로 ‘멸종위기종’이라 칭한다고. 그만큼 수적으로 열악하다는 건데, 국내 환경교육의 현주소는 어떤가?
▶ 해외 사례를 보자면, 영국 ‘North of Tyne’이라는 자치단체에서는 학교당 한 명의 환경교사를 의무배치하고 있고, 이탈리아 모든 초중고에선 주 1시간 환경교육을 의무화 하고 있다. 핀란드,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등에서는 ‘환경과 과학’을 필수 과목으로 인정한 지 꽤 됐다.
반면 국내에선 환경과목이 필수과목이 아니다. 통계상 전국 중고교 기준 8% 정도의 학교에서만 환경과목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국 교원의 수는 50만 명 정도인데, 환경교사는 계약직, 기간제 포함해 28명뿐이다. 서울에는 1명, 나 혼자다. 환경에 대한 정책 등은 세계의 수준에 맞추어 가자는 목소리가 높은데, 아직 교육에서는 적용되지 않은 것 같다. 환경교육도 필수, 환경교사도 필수인 시대인데 말이다.
비록 척박한 현실이지만, 환경교육을 시행하는 소수의 학교에서 학생들은 어떤 것들을 배우고 있으며 교사들은 어떤 점을 강조하는가?
▶ 환경교육은 반드시 5단계를 거쳐야 한다.
1단계는 ‘자연이 아름답다.’ 느낀다거나, 다른 생명체의 행복과 고통을 공감하는 〈환경감수성〉이며, 여기엔 '생물종 다양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2단계는 우리가 소비하는 자원과 에너지 등에 대한 이해를 갖추는 〈지식〉이고, 3단계인 〈시스템적 사고〉는 앞서 말씀드린 송내고 학생들의 ‘미세먼지 데이터 맵핑’ 활동이 그 예이다. 우리가 소비한 자원과 에너지로 인해 발생한 결과로 ‘기후변화’라는 위기가 닥쳤음을 연계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4번째 단계는 〈환경정의〉인데, 여기에서는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마지막인 5단계인 〈행동과 실천〉을 통해서는 일상에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해보고, 캠페인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기도 한다.
위에서 설명한 각 단계의 내용도 의미가 있지만, 상위 단계를 행하기 위해서는 순서를 지키며 순차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우리가, 즉 북극곰이 불쌍하다고 느껴진다 해서 바로 북극에 가서 북극곰을 살릴 수 없지 않나. 감수성만 있다고 해도 행동할 수 없고, 지식만 있고 감성이 결여돼도 이뤄지지 않는 것이 환경교육이다.
* 서울에서 단 하나 뿐인 “소중한 멸종위기 환경교사”, 신경준 선생님과의 인터뷰 풀버전은 〈에코뷰2030〉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알림 환경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