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전방 뚫렸는데 “탈북자 몸 작아서” “기계가 낡아서” 해명한 軍
지난 4일 북한 남성 1명이 철책을 넘어와 동부전선에 대침투경계령인 진돗개 하나가 내려지는 등 수색작전이 전개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 당국이 지난 3일 북한 남성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 월남한 사건 당시 과학화경계시스템이 ‘먹통’이었던 이유에 대해 탈북자의 체구가 왜소하고 기계체조를 한 경력이 있었으며, 2015년께 설치한 과학화경계시스템 일부 장비 노후로 인한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26일 밝혔다.

우리 군의 최전방 경계작전이 단 1명의 민간인 북한 남성의 ‘침투’에 무력화됐지만, 군이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해명에만 급급해 군의 안이한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날 사건이 발생한 지역과 환경이 유사한 강원도 동부전선의 한 부대를 취재진에 공개하고, 현지 부대가 운용하고 있는 과학화경계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북한 남성의 월북 당시 정황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육군 관계자는 ‘왜 해당 철책의 광망(철조망 감지센서)이 먹통이었느냐’는 질문에 “크게 2가지라고 생각된다”며 “하나는 철책을 넘은 북한 남성의 체구가 왜소하고 기계체조를 한 경력이 있어 일반인보다 철책을 쉽게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또 하나는 노후된 과학화경계시스템 일부 장비의 결함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설명에 따르면, 철책에는 상단감지브라켓과 상단감지유발기 등이 일정 간격으로 설치돼 누군가 철책을 넘을 경우 경보음이 울리게 돼 있다. 또한 철책 전 범위를 광망이 덮고 있어 철책을 절단하거나 광망에 일정 수준의 압력이 가해지면 경보음이 울린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경보음이 울리지 않아 ‘감시 사각지대’가 드러났다.

군 조사 결과, 북한 남성은 상단감지브라켓이 설치되지 않은 철책을 건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해당 철책에 상단감지유발기는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육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가동되고 있는 과학화경계시스템은 2015년께 구축된 것으로 수명 주기를 약 10년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 부품이 노후화된 측면이 있다”면서 “해당 철책의 상단감지유발기를 분석한 결과, 일부 부품이 노후화되고 나사 등이 풀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결국 철책을 넘을 때 광망에 일정 수준의 하중이 가해지지 않았고, 상단감지유발기에는 하중이 가해졌지만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군은 향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단감지유발기를 전수조사해 정비하고, 상단감지브라킷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취약지역에 감시장비를 추가 보강 또는 교체하고 운용자 교육을 강화하며 과학화경계시스템 성능 개량도 조기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