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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방역 ‘빨간불’…“정부, 두더지게임처럼 방역 엇박자”
연천 신병 교육대 68명·서울 강서 에어로빅학원 52명 집단감염
서초 아파트 사우나, 마포 교회에서 이날도 추가 확진자 이어져
전문가 선제적 전국 2단계 격상 필요성 강조
“정부, 두더지게임처럼 방역 엇박자”
“격리환자 5000명 넘어서면 의료대란”

26일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국내 신규 확진자가 583명을 기록하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선 건 지난 3월 1차 대유행 이후로 약 8개월 만이다. 특히 군부대, 실내운동시설 등에서 무더기 감염이 발생하고 사우나, 학교, 교회 등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에 감염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에 선제적 방역을 주문했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83명 늘어 누적 3만2318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발생 확진자가 553명, 해외 유입 확진자가 30명이다. 현재 치료 중인 환자도 4853명으로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5일 신규 확진자 363명에서 하루만에 신규 확진자가 200명 넘게 증가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어섰다”며 “에어로빅 학원과 군 훈련소에서 하루 이틀 사이에 50명이 넘는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생활하는 어느 곳에서나 감염이 일어날 수 있고, 남녀노소 누가 감염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3차 유행이 그 규모와 속도를 더해가는 시점에서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욱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도권에서만 신규 확진자가 402명 증가했다. 서울 208명, 경기 177명, 인천 17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72.7%다.

군인들도 무더기로 감염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경기 연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68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 10일 입소할 때 받은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던 한 훈련병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를 실시한 결과다. 군은 훈련병과 간부 등 전부대원 중 860여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생활속 집답감염도 계속되고 있다. 같은 날 서울 강서구 화곡동 소재 에어로빅학원에서 강사와 회원 등 5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23~24일 5명이 확진된 데 이어 추가로 47명이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강서구 주민 47명에 경기도 주민 5명이다. 강서구는 지역 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체육시설, 문화시설 등 각종 공공시설의 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3단계에 준하는 방역 대응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처럼 군 부대와 체육시설 등 수도권에서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기존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사우나와 교회 관련 추가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 18일과 지난 24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던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입주민 대상 사우나 두곳에서 이날 9명이 추가 확진됐다. 전날까지 총 101명이 확진됐던 서울 마포구 홍대새 교회에서도 이날 확진자가 5명 추가됐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전국 2단계 격상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주 초만 해도 비수도권 확진자가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비수도권에서도 수십명 씩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당연히 2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수도권 2단계 격상도 한 발 늦어 다음주쯤 효과가 나올 테지만 지난 3월이나 8월처럼 극적인 효과를 내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격리 환자가 5000명을 넘어서면 의료 대란이 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제적인 정부 대응과 방역을 주문했다. 천 교수는 “정부가 두더지게임처럼 방역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며 “군 부대, 교도소, 학교 등에 선제적인 전수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겨울 날씨, 시민들의 경각심 저하 등 방역에 안 좋은 요인들이 많다”며 “주말이나 다음 주에도 증가세가 계속되면 눈덩이처럼 늘 수 있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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