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잠룡’ 굳히고 야권 재편 ‘트리거’ 될까…“법원 판단 분수령”
윤석열, 법원에 가처분 신청…본안 소송도 예고
“法, 秋 손 들어주면 ‘식물총장’ 전락…尹 끝난 것”
“尹 이기면 秋 물러나야…중도·보수 지지율 상승”
정계 진출 가능성 ‘주목’…野플랫폼·제3세력 ‘관심’
전문가 “가능성↓…세력 없고 ‘반문’ 만으론 힘들어”
8개월 만에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재개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전지방검찰청에서 지역 검사들과 간담회를 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코너에 몰린 윤 총장의 정치적 선택이 임박했다는 전망에서부터, 나아가 윤 총장을 중심으로 야권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윤 총장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야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로 당분간 윤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사법부의 판단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윤 총장은 직무배제 하루 만인 지난 25일 밤 서울 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26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윤석열 총장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이미 대선 정국에 들어가 있다”며 “때리면 때릴수록 지지층이 응집하는 것은 누구든 마찬가지”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추 장관이 제기한 6가지 혐의가 팩트냐 아니냐 하는 것”이라며 “6가지 혐의 중 4개 정도만 사실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윤 총장은 끝난 것”이라고 단언했다.

추 장관이 나열한 윤 총장의 직무배제 및 징계 사유 6가지는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측근을 비호하기 위한 감찰방해 및 수사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의무 위반 및 감찰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망 손상 등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8일 밤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

박 교수는 “추 장관이 맞다는 결론이 나오면 검찰 개혁과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의 정당성이 더욱 확고해지는 것”이라며 “아니라면 추 장관의 ‘윤석열 밀어내기’라는 여당에 굉장히 불리한, 나름대로 윤 총장이 명예롭게 은퇴할 시간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역시 “가처분 신청은 본안소송과 달리 빠른 시일 내 결론이 나는데,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경우의 수가 달라진다”고 짚었다.

그는 “추 장관이 옳다고 하는 순간 (윤 총장은) ‘식물총장’이 되고, 윤 총장이 맞다고 하면 추 장관은 장관직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후자의 경우 중도보수층을 중심으로 윤 총장의 지지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전자의 경우도 우리 국민들이 법원에 대한 믿음이 크지 않은 상태라 윤 총장이 억울하게 당했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윤 총장의 정계진출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윤 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이 더 커진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윤 총장이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 하는 것을 넘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띄운 ‘야권 혁신 플랫폼’과의 연대 가능성, ‘반(反)문재인’ 정서를 중심으로 하는 제3세력 결집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회자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인이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해도 상황이 그렇게 몰아가다보면 주변에서 권유하는 목소리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윤석열 검찰총장은 직무배제 하루만인 지난 25일 밤 법원에 온라인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정지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연합]

이에 대해 황 평론가는 “윤 총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과 실제 정치를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국정감사 때 (윤 총장이) 발언은 일종의 범여권에 대한 으름장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특히, 야권 혁신플랫폼과 제3세력 결집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판타지 소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 평론가는 “현실 정치는 흩어진 염원을 하나로 모을 구심력, 세력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미우나고우나 현역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같은 ‘장수들’”이라며 “막연한 ‘반문정서’만 가지고는 정치판에 나서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도 “(윤 총장이) 대선까지는 가는 것은 힘들다”며 “검찰총장이 임기 직후 대선에 뛰어드는 것 자체는 국민도, 검찰도 반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지금은 권력과 맞서니까 힘이 생기는 것이지, (정치판에) 나오면 많은 사람 중 하나(one of them)일 뿐”이라며 “대통령은 경제, 노동, 외교, 국방, 일자리, 청소년, 여성 등을 다 봐야하는 만큼 윤 총장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윤 총장이 보수야권 후보에 대해 지지선언을 한다든지 등 대선정국에 일정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면서도 “이 역시 정치행위라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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