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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에도 골프 가능한 ‘태양의 해변’ 소토그란데·발데라마 등 명코스 가득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 - 스페인의 코스타 델 솔]
지중해 스타일 하얀 빌라가 눈부신 파3 17번 홀

‘정열의 나라 스페인’과 골프 여행은 그리 어울려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스페인 최초의 골프 클럽이 1891년에 결성된 걸 보면 역사가 꽤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다면 20세기 중반까지 왕족과 귀족이 골프 문화를 주도했다는 점이다. 비록 오늘날 400개 이상의 골프코스가 있다고는 해도 스페인 일반 국민이 골프를 열정적으로 즐기는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60~70년대 이후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개발 붐이 불면서 함께 건설된 골프장들이 우리에게 더 의미가 있다. ‘태양의 해변’을 뜻하는 ‘코스타 델 솔(Costa del Sol)’ 해안에는 발데라마를 비롯한 뛰어난 리조트 코스들이 즐비하다. 영국을 비롯한 북부 유럽의 골퍼들은 빌라를 구입해 은퇴해 살거나 추운 겨울 동안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이곳에서 골프를 즐긴다. 코스타 델 솔이 스페인 골프 여행의 대명사로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코스타 델 솔의 대표 코스로 흔히 발데라마를 꼽지만, 이 밖에도 뛰어난 코스가 많다. 그 첫번째가 바로 소토그란데(Real Club de Golf Sotogrande)다. 한때 발레라마의 형제 클럽이었던 이곳은 미국의 로버트 트렌트 존즈 시니어가 유럽에서 설계한 최초의 코스이다. 코스타 델 솔의 골프장들 가운데 가장 이른 1964년에 개장한 전통 코스로, 개장 2년 만에 스페인오픈을 개최하면서 이후 인근 골프장 건설의 모델이 되었다.

코스는 발데라마에서 바닷가로 5㎞ 더 내려온 곳에 자리잡고 있지만, 홀에서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부지는 약간의 업 다운이 있지만 대체로 평지성이며, 빠르고 정직한 그린을 가진 코스는 발데라마보다 전체적으로 쉬운 편이다. 그러나 하나의 큰 루프로 연결된 18홀은 골퍼에게 도전과 즐거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전반 마지막 홀과 후반 11번과 14번 홀이 인상적이다.

소토그란데 주변에는 산 로케 골프클럽)의 올드와 뉴 코스 36홀, 그리고 알카이데사 링크스 골프 리조트의 링크스와 히스랜드 코스 36홀 등 뛰어난 코스들이 흩어져 있다. 특히 알카데이사는 저렴한 골프 숙박 패키지를 다양하게 제공하므로, 이 곳에 묵으면서 주변 명 코스를 순례하는 것도 좋은 여행 방법이 된다.

소토그란데에서 동쪽 말라가 방향으로 20여 ㎞를 가면 닿는 마르벨라에는 2009년 이후 여러 차례 볼보 월드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개최한 핀카 코르테신 골프장이 있다. 로버트 트렌트 존스 시니어 설계팀에서 경력을 쌓은 카벨 로빈슨의 설계로 2006년 완공한 현대적 골프 리조트다.

높은 언덕과 계곡을 넘나드는 거친 지형에 들어선 홀들은 업다운이 심해 전동 카트가 필수다. 백티에서 무려 6802m에 달하는 긴 전장이라 다양한 티 박스를 골라 플레이 할 수 있다. 급한 경사면과 좌우 깊은 계곡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어 정확한 샷이 필수다.

첫 홀부터 예사롭지 않은 코스임을 직감한다. 3번 홀 그린에서 4번 홀 티 박스로의 이동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들만큼 이동거리가 길다. 이 곳 언덕 정상에서 50미터는 낮아 보이는 페어웨이로 티샷을 보낸다. 계곡을 넘겨 아스라이 펼쳐진 페어웨이에 티샷을 안착시켜야 하는 7, 8번 홀에 더하여, 후반 10번부터 15번까지도 모두 숨 막히는 홀들의 연속이다.

때론 압도적인 분위기를 내기도 하고, 때론 영웅적인 샷을 요구하는 홀들에서 도전과 응전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자연 지형을 이용한 독창적인 코스 설계에 놀라움을 감추기 어렵다.

스페인 남부 해안 코스타 델 솔에서의 골프 여행은 말라가에서 하루 밤 묵으며 구시가를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좋다. 낮에는 북아프리카 출신 무어인 정복자들이 세운 지브랄파로 성곽에 오른 다음, 저녁 무렵 마드리드보다도 더 유명하다는 이 곳의 플라맹고 공연을 즐기고 나면 스페인 골프 여행은 완벽하게 마무리된다.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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