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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중권 “與, 허구를 현실화해 지지층 결집…美트럼프·1930년대 나치식”
20일 국민의당·국민의힘 의원모임서 강연
“정부·여당, ‘대안적 세계’에 국민 이주시켜”
“거짓말로 지지층 결집시키고 중도층 포기”
보수진영엔 “중도 시각으로 새 서사를 써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 플랫폼 카페 '하우스'에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0일 정부여당에 대해 “허구를 현실화시키고, 거짓말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며 “미국의 트럼프, 1930년대 나치의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진영을 향해서는 “중도와 보수가 연합한다면 사람들이 찍을 것이라고 본다”며 “새로운 서사를 대중에게 주고 대안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여의도 협동조합 하우스(How's)에서 열린 국민의당·국민의힘 의원모임 ‘국민미래포럼’ 세미나에서 “오늘날 대중은 듣기 싫은 사실보다도 듣기 좋은 허구를 원한다”며 “대중들이 가짜를 진짜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으니 더불어민주당이 신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옛날에는 정치인들이 잘못하면 반성하거나 사과하는 ‘척’이라도 했는데, 이제는 아예 자신들이 잘못하지 않은 ‘대안적 세계’를 만들어놓고 국민들을 이주시키고 있다”며 “옛날에는 팩트를 인정하고 해석하는 싸움이었는데, 이제는 팩트 자체를 두고 싸우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뻔뻔한 거짓말, 의원직을 내놔야 할 거짓말들을 장관부터 버젓이 하고 있고, 이것들 대중들이 받아들인다”며 “그 사람들(정부여당은 대중의) 절반만 받아들여도 성공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 플랫폼 카페 '하우스'에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진 전 교수는 “이것이 바로 ‘탈진실의 상황’인데, 바로 1930년대 나치의 상황”이라며 “괴벨스가 실천했던 선동의 기본 원칙들이 소프트한 형태로 연성 파시즘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대중들에게 구질구질한 현실이 아닌 멋진 판타지를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의 트럼프, 영국의 브렉시트 등”이라며 “재미있는 것은 외국에서는 대부분 극우가 그런 짓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리버럴(자유) 정당에서 이런 것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전략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도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모든 사람이 믿어줄 필요는 없다. 절반만 믿어주면 된다”며 “선거는 51%가 49%를 이기는 것이다 보니 (정당이) 중도층을 포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거짓말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중도층에는 ‘그럼 너희 쟤네 뽑을 거야?’라고 선택을 강요한다”며 “트럼프가 쓰는 전략을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봤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표창장 위조사건 등을 거론하며 “거짓말이라도 공식적으로만 거짓말이 아닌 것으로 유지시켜 지지층을 잡아놓으면 통치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트럼프가 ‘대안적 사실’로 사람들을 반으로 갈라쳐서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 이 정권은 그것만을 가지고 통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또, “(정부여당은) 지지층을 실망시킬 수 없으니 (잘못이 드러나더라도) 사과를 안 하고 돌파를 한다”며 “진리와 도덕에 입각해서 (통치를) 하는 것이 아니고 매번 힘으로 돌파해야 하는 전술적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 플랫폼 카페 '하우스'에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야권을 향해서는 “보수의 이야기를 중도의 눈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비판만 가지고 되는 시대가 아니다. 가장 훌륭한 비판은 대안”이라면 “수권 능력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저들의 프레임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대중들도 한계가 왔다. 대중들이 대안이 없어서 그렇지, 중도와 보수의 연합이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찍을 것“이라며 ”합리적인 중도, 합리적인 보수의 연대 이런식의 틀을 꾸리는게 맞다. 정책도 보수표 정책, 진보표 정책이 뭔지 따지지 말고, 거기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치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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