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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아용은 핑크, 남아용은 파랑…그냥 선택하면 안되나요?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 발표
성별로 구분하는 수식어 등 개선
시민 직접 참여…1406건 개선안
어린이 대상 성차별 사례 항목 예시.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여자는 얌전해야 해!”, “남자니까 씩씩하게 뚝!”, “학예회 때 여학생은 발레, 남학생은 태권도 해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아직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말들이다.

20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백미순)은 세계 어린이날(11월20일)을 맞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어린이가 겪는 성차별적 말과 행동을 시민의 제안으로 성평등하게 바꾸는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에는 1053명의 시민이 참여해 총 1406건의 개선안을 제안했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생활 중 어린이가 겪는 성차별이 가장 심한 부분으로 ‘선생님의 말과 행동’(31.4%)이 1위로 꼽혔고 ‘교육 프로그램’(26.1%), ‘친구들의 말과 행동’(21.8%), ‘교재·교구·교육내용’(19.1%)이 뒤를 이었다.

시민들이 제안한 의견들을 살펴보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의 수업, 놀이, 학예회, 역할극, 체육대회 등에서 아직도 남아 있는 성별 고정관념을 이제는 개선하자는 요구도 높았다.

학예회에서 ‘여아는 발레, 남아는 태권도’를 하는 것, 역할극에서 ‘여아는 토끼, 남아는 사자’ 역할을 맡는 것, 이름표, 실내화와 같은 준비물, 학용품이 ‘여아용은 핑크, 남아용은 파랑’으로 고정된 것 등을 아이들이 원하는 것으로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자는 의견이다.

어린이집, 유치원의 졸업식에서 ‘여자는 드레스, 남자는 턱시도’, 생일파티에서 ‘여자는 공주 옷, 남자는 왕자 옷’을 입고 오도록 하는 것, ‘여자는 긴 머리에 날씬한 몸매, 남자는 짧은 머리에 큰 키’ 등 차림과 외모를 성별로 구분하는 것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자는 얌전해야지, 남자는 울면 안 돼’ 등 여성과 남성에 대한 편견을 담은 말, ‘멋진 왕자님, 예쁜 공주님’ 등 성별로 구분하는 수식어도 개선해야 할 성차별적 말과 행동이라는 의견이다.

이와함께 시민들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바닥에 앉아 놀이하거나 수업을 들을 때 주로 하는 ‘아빠다리’를 성별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닌 다리 모양에 따라 ‘나비다리’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또 ‘여자는 치마, 남자는 바지로 정해진 원복·교복’, ‘남자가 앞번호인 출석번호’, ‘짝의 성별을 고정한 남녀짝꿍’ 등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 학교에서 정해진 규정·규칙에 대한 성차별 개선의 요구도 높았다.

백미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어린이들이 가정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생활에서 아직도 성차별 개선의 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시민제안을 통해서 아동기부터 성평등한 돌봄과 교육이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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