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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사유리의 비혼 출산이 우리에게 던진 과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가 지난 4일 결혼 없이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다. 아기를 자신의 가슴위에 올린 채 누워있는 사유리의 표정을 보면 환희에 찬 감정을 억누를 길이 없음이 느껴진다. 새로운 행복감에 충만해 있다.

한국에서는 법적 부부만이 시험관 시술로 아기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미혼인 사유리는 일본으로 가 시험관 시술을 받고 엄마가 됐다.

사유리의 자발적 비혼모 되기는 큰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동료 연예인은 물론이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등 학계, 정치인들까지도 그의 용기를 응원했다.

한국이었다면 불법이었을 행위에 대해 왜 한국 셀럽들이 축하와 응원 행렬에 가담하고 있을까? 대중 정서와 사고는 변하고 있는데도 제도가 그 변화를 아직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배복주 부대표는 사유리의 비혼 출산 소식을 공유하면서 "한국은 제도 안으로 진입한 여성만 임신 출산에 대한 합법적 지원이 가능한 나라"라면서 "무엇을 선택하고 결정할 것인지, 자신의 몸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을 위해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고 한국의 임산과 출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결혼을 해야 출산을 할 수 있다는 건 이제 점점 시대착오적인 사고가 돼가고 있다. 사유리의 비혼 출산처럼, 좀 더 다양한 형태로 가족을 구성하는 게 가능해야 한다. 이미 OECD 국가 대다수의 나라에서는 비혼 여성도 인공수정으로 출산할 수 있다.

박남철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서구화되고 있는 젊은 층의 사고에 부응하고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비혼 여성들이 스스로가 선택하여 출산의 기회를 가지고자 하는데 법적으로 또는 의학적으로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종영한 tvN 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결혼은 건너뛰고 아이만 낳고 싶은 솔직당당 육아지 기자 장하리(장나라)의 이야기를 다룬 바 있다. 미혼인 장하리는 불법 정자기증을 받으려다 경찰의 수사망에 걸리기도 했다.

요즘 방영중인 tvN ‘산후조리원’에도 비혼을 원하는 어린 산모 이루다(최리)가 나온다. 루다는 산후조리원을 흔들어 놓은 희대의 문제맘이자 철없는 엄마로 취급당하지만, 하는 말마다 틀린 말 하나 없는 자신만의 똑 부러진 철학을 가진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드라마에서 ‘비혼모’를 원하는 캐릭터를 설정한다는 자체가 세태 변화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거다.

사유리는 ‘낙태 인정’을 요구하는 것처럼 ‘아기 낳는 권리’도 인정해달라고 주장한다. 그의 비혼 출산이 우리도 법을 바꿔 보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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