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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남 아들 김한솔, 네덜란드로 도피…美 CIA가 데려갔다”
한국계 美 작가 수키 김 언론기고

반북단체 천리마민방위(현 자유조선)가 2017년 3월 유튜브에 올린 영상 속 김한솔의 모습.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뒤 그의 아들 김한솔과 남은 가족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네덜란드로 도피시키고 이후 모처로 데려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키 김은 16일(현지시간) 미 주간지 뉴요커에 반북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의 멤버들을 인터뷰해 쓴 기고문에서 김한솔의 이 같은 도피 과정 등을 소개했다. 김씨는 2011년 북한에 잠입해 영어교사로 일하며 겪은 경험을 책으로 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앞서 김한솔은 김정남이 살해되고 약 3주 뒤인 2017년 3월 8일 유튜브를 통해 무사히 피신했다고 밝혔지만 행적을 알 수 없었다. 당시 김한솔의 영상을 올린 자유조선은 "김한솔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와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며 네덜란드와 미국, 중국, '무명의 정부' 등 4개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작가의 기고문에 따르면 김한솔은 김정남이 피살된 직후 자유조선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에게 전화했다. 김한솔은 홍 창에게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마카오를 빠져나가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홍 창은 김한솔의 도움 요청에 자유조선 멤버이자 전직 미 해병대원 크리스토퍼 안을 대만 타이베이공항에서 김한솔 가족과 만나게 했고, 이들을 만난 크리스토퍼 안은 홍 창의 지시를 받고 김한솔 가족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행을 도왔다.

그러나 김한솔 가족이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할 때 항공사 지원이 "너무 늦게 와 탈 수 없다"고 했고, 결국 라운지로 돌아와야 했다. 시간이 지난 후 CIA 요원 2명이 이들을 찾아왔는데, 한 명은 '웨스'라는 이름의 한국계 미국인이었고 다른 한 명은 백인이었다고 크리스토퍼 안은 밝혔다.

웨스는 다음날 김한솔 가족과 함께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했고, 공항에 도착한 김한솔 가족은 정식 통로가 아닌 공항 내 호텔로 연결된 옆문으로 빠져나왔다. 홍 창은 암스테르담에서 만난 김한솔이 난민 신청 의사를 밝혀 자유조선 멤버와 변호사를 호텔로 보냈지만, 그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김 작가는 기고문에서 "여러 관계자가 CIA가 김한솔과 그의 가족을 모처로 데려갔다고 말해줬다"면서 "(김한솔 가족을 데려간 곳이) 네덜란드인지 아니면 다른 나라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한편 홍 창과 김한솔은 2013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만났고 김한솔은 홍 창이 북한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고 한다.

홍 창은 마카오에서 만난 김한솔이 명품 브랜드인 구찌 신발을 신고 있었다며 "그렇게 돈이 많은 청년을 만나본 적이 없다. 김정남이 생전에 많은 돈을 챙겨놨다"고 말했다.

자유조선의 멤버인 크리스토퍼 안에 따르면 김한솔의 키는 178㎝ 정도로, 그의 여동생과는 영어로 어머니와는 한국어로 대화했다. 김한솔은 크리스토퍼 안에게 조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낚시하러 갔던 일 등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김한솔 여동생은 영어가 유창해 '평범한 미국 10대' 같았다고 크리스토퍼 안은 기억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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