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수요 늘고 활용 범위 넓어져
코로나 19 확산후 새로운 식재료 변신
‘돼지육수+두유’ 꿀조합 TV서도 화제
음식 단점 줄이고 고소한 풍미 더해
푸딩·오믈렛·된장찌개·떡볶이 등 인기
두유 밀푀유나베 [정식품 제공] |
조랭이 두유 떡국 [정식품 제공] |
두유 까르보나라 떡볶이 [정식품 제공] |
두유 된장찌개[정식품 제공] |
“육수에 두유를 넣으면 맛이 훨씬 더 진해져요” 돼지육수에 두유라니…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조합에 끝까지 의심을 저버리지 못했지만 완성된 돼지육수 라면을 맛본 후에는 엄지를 번쩍 세웠다. 이는 배우 류수영이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인 특별한 육수이다. 해당 장면은 이날 최고의 분당 시청률을 장식했으며, 돼지육수와 두유를 1대 1 비율로 섞은 레시피는 방송뒤 큰 화제를 모았다. 음료로만 마시던 두유의 기발한 재발견이다.
국내에서 두유는 ‘마시는 음료’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그동안 요리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늘 우유와 비교 대상이 되지만 우유가 파스타나 커리 등으로 폭넓게 사용되는 것과 사뭇 다르다. 또한 대부분의 제품들은 당분이 첨가돼있어 요리용으로 적합하지 못했다는 점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두유는 얼마든지 일상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이다. 맛과 콩의 영양소를 보충해주며, 간편성도 갖췄다. 최근에는 무설탕, 무첨가 제품들도 많아졌으며, 돼지육수 라면처럼 이색적인 두유 레시피들이 SNS상에서 주목받고 있다.
▶장기보관 가능한 두유, 코로나 이후 새로운 레시피로 주목=두유는 장기보관이 가능한 음료이다. 유통기한을 자주 확인해야 하는 우유와 달리 무균 포장인 ‘팩’에 담겨 있어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량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눈에 띄는 장점으로 부각됐다. 주방에 쌓아둔 두유는 언제든지 요리에 넣을 수 있는 간편 재료가 된 것이다. 집에서 요리를 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식재료로 새로운 레시피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집앞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익숙한 콩 맛이지만 의외의 음식과 결합하면 새로운 맛을 즐길수 있다. 대세인 식물성 단백질마저 풍부하다. 특히 코로나 확산후 활동량 부족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체중이 늘어난 이들에게는 포화지방이 적은 두유가 이전보다 돋보일 수 밖에 없다.
사실 두유는 가지고 있는 장점보다 고정된 이미지가 더 강했으나 전 세계적인 식물성 우유 트렌드가 일면서 젊은층의 수요가 많아지고 활용 범위 또한 넓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젊은층을 위주로 두유 레시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현지 매체는 젤라틴을 넣은 두유 푸딩이나 두유 오믈렛, 두유 아이스크림 등 젊은 감각의 두유 레시피들이 SNS를 장식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두유 생산량도 전년동기 보다 증가했다고 전했다. 국내 대표 두유기업인 정식품 관계자는 “본래 ‘콩’은 한국 전통 식생활에서 중요하게 사용된 원료로, 두유를 요리에 활용하면 콩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며 “두유 한 팩만으로도 일상 메뉴에서 신선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짠 맛 줄인 ‘된장찌개’·느끼함 덜한 ‘까르보나라 떡볶이’·간편해진 ‘조랭이 두유 떡국’=두유는 한식 요리에도 이용하기 좋다. 음식의 단점은 줄이고 고소한 풍미를 살려줄 수 있다. 된장찌개가 대표적이다. 정식품 관계자는 “된장의 짠 맛은 줄어드는 대신 구수한 맛은 깊어진다”며 “두유와 된장 모두 콩이 원재료이기 때문에 맛이 잘 어우러진다”고 설명했다. 무첨가 두유 2팩에 된장 두 스푼을 풀어준 후 재료와 함께 끓이면 된다.
요리 초보자에게는 어려운 사골육수나 멸치육수를 대신할 수도 있으며, 기존 육수에 추가해도 좋다. 요리가 간편해지고 칼로리도 줄어든다. 찬바람이 부는 날에는 떡국에 활용하면 제격이다. ‘조랭이 두유 떡국’은 일반 가래떡과 육수가 과감하게 빠지고, 대신 조랭이 떡과 두유가 등장하는 메뉴다. 쫄깃한 식감과 한층 더 고소해진 국물을 진하게 즐길 수 있다. 냄비에 두유 2팩과 조랭이 떡을 넣고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달걀을 풀어내 파나 김을 올리면 완성이다.
두유는 기존 메뉴를 색다르게 바꿔주기도 한다. 흔한 떡볶이를 새롭게 만든 ‘두유 까르보나라 떡볶이’는 우유를 소화 못하는 이들도 부담이 없는 메뉴다. 우유 대신 두유를 넣어 느끼함을 덜어내고 고소함과 매콤함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무첨가 두유 2팩과 불린 떡을 넣고 끓이면 된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밀푀유나베’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두유가 소고기의 잡내를 잡아주면서도 진한 국물 맛을 올려준다.
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