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르포] 감성주점선 ‘노마스크’ 댄스…‘확진자 급증·마스크 의무화’에도 아랑곳않는 유흥가
‘턱스크’ ‘코스크’에 종업원마저 마스크 미착용
방탄소년단 노래 나오자 마스크 벗고 춤추기도
전문가 “산발적 감염 위험 커…지인·가족 전파 조심해야”
토요일이었던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감성주점. 일부 손님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춤을 추고 있다. 신주희 기자 / joohee@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대기 줄 맞아요. 안에 (테이블이)다 차서 기다리셔야 돼요. 입장하시는 분들은 테이블 착석 시를 제외하고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 주세요.”

토요일이었던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찾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 지역의 한 감성주점. 입까지만 마스크를 걸친 ‘코스크’ 상태의 종업원이 이 같이 말하며 손님들을 입장시켰다. QR코드 인증, 신분증 검사, 마스크 착용 안내 등을 진행하고 앞줄 손님을 들여보냈지만 정작 마스크 착용이라는 핵심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입장을 기다리려고 줄을 선 젊은 층 예닐곱 명 중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는 사람은 절반에 불과했다. 담배를 피우고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등 방역 지침에 소홀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마스크 미착용 시 10만원 과태료 부과 시행 후 첫 주말임에도 대부분 시민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같은 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73일 만에 200명대(205명)를 기록했지만, 신촌 거리는 놀러 나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바로 옆에 위치한 다른 감성주점 역시 젊은이들 20명가량이 건물 앞에서 줄을 서 있는 등 입구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자정께 입장한 한 감성주점 안에는 20개 안팎의 테이블에 손님이 빼곡히 차 있었다.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IDOL’(아이돌)이 흘러나오자 이들은 일제히 테이블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고 내부 공기는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손님들은 일행이 아닌 사람과 바로 붙어 있는 테이블에 앉거나 다 같이 모여 50㎝ 이내 간격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주점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붙어 있는 ‘테이블 착석 시를 제외하고 마스크 착용 항상 무조건 계속 필수…이제 벌금 10만원이래요’ 문구가 무색할 만큼 춤을 추는 대부분 손님이 마스크를 아예 벗고 있거나 턱에만 걸치는 ‘턱스크’ 상태였다.

마스크를 벗은 한 손님이 모든 테이블을 돌며 “같이 춤추자”고 다른 손님들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주점의 손님들은 테이블을 돌며 마스크도 없이 노래를 ‘떼창’했다. 테이블을 지나다니면서 다른 손님들의 호응을 유도하던 카운터 앞 종업원 역시 아예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당시 일어나서 춤을 추던 손님 김모(26)씨는 “감성주점을 찾으려고 했던 건 아닌데 지인과 술을 마시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끌려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으면 과태료 10만원을 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술에 취하니 그렇게 (착용하지 않게)됐다”며 자리에 놓아 둔 마스크를 조심스럽게 다시 집어 들었다.

약 한 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리에 앉아만 있던 20대 남성 A씨와 일행은 “불안해서 한 번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며 “술도 마스크를 벗을 까봐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고 춤만 구경하러 왔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까지 하는 데도 재미있으니 계속 (감성주점을)찾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수가 200명대이고 마스크 미착용 시 과태료 10만원 등 방역 지침이 강화되는 상황인 데도 젊다는 이유로 감염을 상대적으로 덜 경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여름과 달리 특정 장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고 여러 지역에서 감염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라며 “감염 예방에 철저한 의료진 사이에서 확산된 것으로 비춰 봤을 때 가족, 친구 등 친밀한 사람 간 전파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는 223명으로 집계됐다. 사흘 연속 200명대로, 지난 9월 2일(267명) 이후 75일 만에 최다였다. 신규 확진자 중 지역 발생은 193명, 해외 유입은 30명이었다.

joo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