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정치공세에 몰두하면서 오히려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추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관계가 적인지 동지인지 잘 구별이 안 된다"며 "추 장관이 윤 총장을 건드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한 달만 좀 참아주길 부탁한다"고 비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추 장관이 전날 윤 총장을 향해 "차라리 사퇴하고 정치를 하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온갖 분란으로 사법권을 조롱 대상으로 전락시킨 법무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윤 총장이 대권주자 지지율 1위에 오른 것을 두고 "총장에 대해 지나치게 정치권과 법무부 장관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다 보니 일반 국민이 심판해준 것이 여론조사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자 직분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하면 거기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야지, 그걸 일부러 정치적 감정을 갖고 자꾸 몰아붙이면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윤 총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정부·여당 사람 아니냐"며 "정부·여당 내에서 윤 총장 정도로 확실하게 자기 소신을 갖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높았다고 생각하지, 그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서 지지도가 높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답변하고 있다. [연합]

추 장관이 공격할수록 윤 총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에 대한 비판은 야권 곳곳에서 이어졌다.

권영세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총장은 추 장관이 전적으로 (정치인으로) 만들어주고 있다"며 "추 장관이 윤 총장을 한참 공격하면 윤석열에 대한 관심도와 지지도가 올라가고, 공격하지 않으면 내려앉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 장관의 문제점 중 하나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왜 특정인의 '킹메이커'를 하나. 그것도 핍박하는 것처럼 위장하면서…"라고 풍자했다.

그는 "차라리 윤석열 검찰총장 선대위원장임을 깨끗이 고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이스북에는 '윤석열 총장의 선거대책본부장이 추미애인 셈'(김선동 전 사무총장),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정치적 여왕벌로 만들고 있는 일등공신'(박형준 전 의원)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조해진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 추 장관이 윤 총장의 검찰 특수활동비에 대해 문제제기한 것과 관련, "추 장관이 제 발등을 찍었다. 검찰로부터 법무부 검찰국에서 받아서 매년 10억씩 쓴 돈 중에 추 장관이 가져가서 쓰는 특활비는 없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