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한복 이어 판소리까지…모든게 중국 것?”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판소리를 중국의 문화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복에 이어 판소리까지 그야말로 허무맹랑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거세지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바이두는 최근 자사의 백과사전 서비스 ‘바이두 백과사전’을 통해 “판소리는 지린성과 랴오닝성을 중심으로 퍼진 소리 문화”라며 “지난 2011년 5월 국가 문화유산에 등재됐다”고 명시했다.
바이두는 “19세기 초에 판소리 악보가 만들어졌다. 20세기 중엽 조선족을 중심으로 공연예술로 만들어졌다”며 “판소리를 전승하기 위해 랴오닝성 톄링시에 전문학교를 개원해 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두는 판소리의 대표적인 인물로 강신자, 김례호 명창을 꼽았다. 둘 모두 조선족 출신이다.
중국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형문화 정보 사이트 ‘중국무형문화재망’ 역시 판소리를 중국 문화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무형문화재망은 “지린성과 랴오닝성에서 유행하고 있는 문화”라며 “21세기 들어 판소리의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위축되고 있는 상황으로, 후계자 양성과 보호가 시급하다”고 판소리 보호를 주장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판소리는 17세기 이전에 발생한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다. 일부에서는 판소리의 원류가 신라시대에도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판소리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돼 한국의 전통문화임이 세계적으로 인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판소리를 접목한 대중문화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판소리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유튜브에서 조회수 2억뷰를 달성하며 유례없는 인기를 얻기도 했다.
박희정 국립국악원 연구원은 “판소리가 중국 문화라는 주장은 대응할 가치도 없는 거짓”이라며 “아이돌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전통문화까지 한국의 문화 파급력이 강해지면서 중국의 문화적 동북공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에는 중국 게임업체가 한복이 중국의 문화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모바일 게임 ‘샤이닝니키’를 운영했던 중국의 페이퍼게임즈는 “한복은 중국 옷”이라는 중국 일부 네티즌의 주장을 지지하며 국내 서비스까지 돌연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