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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만에 ‘진보 대통령’ 동반시대…韓엔 기회이자 위기!
동맹·방위비·전작권 호전 기대
남북관계·한일관계는 난맥 예상
“분야별 맞춤형 외교정책 세워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기를 잡으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20여년만에 민주당 출신 대통령 동반시대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990년대 이후 한미 대통령의 정치성향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임기가 5년 단임과 4년 연임으로 일치하지는 않지만 김영삼·빌 클린턴, 김대중·조지 부시, 노무현·(아들) 부시, 이명박·버락 오바마, 박근혜·오바마, 문재인·도널드 트럼프 식이었다.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 문턱을 넘는다면 1998년부터 3년간 김대중 대통령과 집권 2기 클린턴 대통령 이후 20여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 출신 대통령으로서 합을 맞추게 된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대북정책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미 대통령의 보수·진보성향에 따라 한미관계가 좌우된 것만은 아니다. 더욱이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과 6·30 판문점 회동 등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예측불가능한 스타일이 자리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바이든 후보는 사실상 북한문제를 방치했다는 비판까지 받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마당이다.

바이든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밝힌 한반도를 비롯한 대외정책 구상은 한국에 기회와 함께 위기를 동시에 던져준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한국 입장에서 유·불리한지 ‘모 아니면 도’식으로 따지기 어렵다”며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전시작전통제권, 방위비, 통상 등에서는 운신의 폭이 넓어지겠지만, 대북정책이라든가 미일관계 밀착으로 일본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어 한일관계에서는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바이든 후보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강조하면서 동맹관계를 복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보다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압박 수위를 높여온 주한미군이나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에서 우호적 환경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한미동맹 복원과 별개로 한국의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바이든 후보는 중국에 대한 강경노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효과적인 대중압박과 성과 도출을 위해 우방과의 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미중갈등 속 미국 중심의 공조그룹에 한국 참여를 더욱 빈번히 요청할 수 있다.

이밖에 바이든 후보가 미일동맹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한미일 공조를 둘러싼 압박과 한일갈등 속 노골적 일본 편들기,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었던 주요 7개국(G7) 초청 백지화 등도 예상가능 시나리오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브로맨스’에 상당 부분 의존해온 북미협상 구도와 한국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선 바이든 후보가 취임 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합의했던 것을 뒤집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 때 긍정적인 측면은 계속 이어가도록 하고 부정적인 측면은 해소될 수 있도록 바이든 후보 측을 설득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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