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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 빠지는 ‘스트롱맨 시대’…동북아 정상외교 ‘변화’ 가능성
아베 이어 트럼프까지 퇴장 땐
바이든·스가 ‘전통 외교’ 부상
동북아서 日 입김 강화 가능성
동맹 압박 감소·대북 공조 우려
對中 강경 조치 꺼리는 바이든
中과 마찰 동북아 국가들 긴장
바이든(왼쪽), 트럼프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차기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커지며 동북아 정세를 둘러싼 국가간 ‘정상외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간 외교 전면에 나서 강한 발언을 쏟아내는 등 ‘스트롱맨’으로 평가받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를 대신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일본 총리의 ‘전통적 외교’가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4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최대 접전지로 평가받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주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선거인단 확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데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전에 돌입해 최종 대선 결과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 있지만,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여전히 우세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국 우선주의’ 정책보다는 동맹 관리를 통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주한미군 배치와 방위비 분담 등을 두고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겼다는 비판이 미국 민주당 내에서 자주 제기됐는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는 동맹에 대한 압박은 비교적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바이든의 주요 외교 참모인 줄리 스미스 전 부통령 국가안보부보좌관은 “미국의 동맹 체계는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구축된 것”이라며 “이타주의 또는 자선활동이라는 인식은 곤란하다”고 언급하는 등 동맹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 체제에서 전통적 미일 관계가 복원될 경우, 한미일 동맹의 무게감이 일본에 쏠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아베 전 총리를 오랜 기간 보좌하며 ‘관리형 리더’로 평가받은 스가 총리가 미일 관계 우선 방침을 재확인하며 동북아 외교에서 일본의 입김이 강해질 가능성은 더 커졌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미일 동맹 사이에서 미일 관계로 축이 옮겨질 경우, 자연스럽게 한미 관계의 무게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우리 외교의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간 TF를 꾸려 미국 대선 이후의 외교 전략을 점검해온 정부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미 동맹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간 트럼프 행정부와의 외교 전략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통적 동맹 관계 회복을 중시하는 미국 민주당 특성상 방위비 분담 압박 등의 마찰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바이든 후보가 직접 한미 관계 현안을 조목조목 언급한 적은 없기 때문에 대선 결과 확정 이후 상황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 역시 “지금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공조 방식을 더 선호하고 있다”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서프라이즈’ 등 북미 관계의 급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직접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 대북 제재를 약화시켰다”고 비난하는 등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부정적 인식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이 오는 2022년 집권 10년 차를 맞는 상황에서 북미 관계가 제재 강화로 오히려 후퇴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둥북아에서 여전히 ‘스트롱맨’으로 남아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영향력도 변수다. 그간 ‘패권주의’를 강화해온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후보는 중국을 상대로 강경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이미 중국과 마찰 중인 대만, 홍콩, 일본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에리카 웨옌은 최근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미국이 미쳤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지금은 홍콩 시위자들과 함께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며 “홍콩의 우선순위는 중국 공산당을 강하게 타격할 수 있는 강한 미국 대통령을 얻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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