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공동연구 결과, 오염물질 장거리 이동이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 규명

- 오염원 규명을 통해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의 효용성 증명

중국발 오염물질 유입…韓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주범!
해외로부터 장거리 이동해 온 미세먼지 성분.[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가을, 겨울철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내 대기의 정체 및 외부로부터의 오염물질 유입 등 다양한 원인이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중국 공동연구진이 국내에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이동한 오염물질이 주 원인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환경복지연구센터 김화진 박사팀이 고해상 실시간 측정분석기를 이용, 실시간으로 미세먼지의 구성성분을 측정해 2019년 3월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거리 이동의 영향이었음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중국과학원(CAS) 연구진과 공동으로 측정하고 비교해 중국의 오염물질이 국내에 유입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여 발표한 것으로, 국제적인 정책 수립 시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고해상 실시간 측정분석기를 이용해 2개월에 걸쳐 3분 단위로 중국과 서울 시내의 대기 중 미세먼지의 화학적 구성성분을 측정하고, 약 이틀간의 시간차를 두고 측정값을 비교하여 어떤 오염원이 주로 미세먼지에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해당 기간 동안 유기 성분, 질산염, 황산염 등이 중국에서 이동해 오는 오염물질임을 명확히 밝혀냈으며, 장거리 이동오염 물질인 납이 이동해 오는 것 또한 실시간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연구진이 측정 분석을 수행한 2019년 3월은 고농도 미세먼지 농도가 100μg/m3 가 3일 이상 지속되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이어서 비상저감 조치 등이 시행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는 없었는데, 오염원 분석을 통해 자동차 2부제 시행의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당시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은 장거리 이동에 의한 사례였기 때문에 비상저감 조치가 전체적인 농도 감소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자동차에 기인한 농도 감소에는 기여한 것으로 분석결과 나타났다. 이 결과는 향후 정책 수립을 하는데 있어서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발 오염물질 유입…韓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주범!
김화진 KIST 박사.[KIST 제공]

김화진 박사는 “이번 한-중 공동연구를 통해 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 영향을 밝히는 한편, 이와 동시에 어떤 오염물질이 이동해 올 수 있는지를 밝힐 수 있었다”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항상 장거리 이동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좀 더 다양한 케이스의 원인에 대한 실시간 측정을 통한 원인 분석 및 메커니즘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대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tmospheric Chemistry and Physic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