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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아라 개천용’ 유쾌한 웃음에 현실 공감 더했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날아라 개천용’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30일 첫 방송됐던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연출 곽정환, 극본 박상규)이 통쾌한 버디물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었다.

든든한 ‘빽’도 그럴싸한 ‘스펙’도 없지만, 무모한 자신감과 정의감 하나로 불합리한 세상과 맞선 국선 변호사 박태용(권상우 분)과 생계형 기자 박삼수(배성우 분). 두 개천용의 고군분투는 유쾌한 웃음 속 따스한 공감까지 안기며 응원을 불러모았다. 이에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한 공감 명대사를 짚어봤다.

-박태용의 통쾌한 한 방!, “우리가 돈이 없지, 자존심이 없습니까?”

사법 역사상 최초로 재심 승소를 이뤄낸 박태용은 꿈꿔왔던 미래와 달리, 여전히 서글픈 현실과 부딪쳤다. 건당 30만 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그의 미담이 퍼지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줄을 섰고, 팍팍한 삶의 냄새를 풍겨오는 이들 때문에 같은 건물 변호사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박태용을 향해 “30만 원짜리 이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잖아!”라며 대놓고 면박을 줬고, 순간 ‘욱’이 발동한 그는 “내 수임료가 30만 원이지, 여기 계신 분들이 30만 원짜립니까!”라고 화끈하게 맞받아치며 사이다를 안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보란 듯이 자신을 찾아준 이들에게 통 큰 식사까지 쏘는 박태용. 직원들의 동공 지진에 박태용은 “우리가 돈이 없지, 자존심이 없습니까?”라며 자신들을 무시한 변호사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가진 것 하나 없고 때로는 허세 가득한 모습이 짠내를 유발하지만, 누구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고군분투하는 박태용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시청자 공감 이끈 박삼수의 현실 고백, “저는 자존심 죽여서 여기까지 왔어요”

명문대 출신의 검찰 출입 기자단 사이에서도 박삼수의 존재는 특별했다. 박삼수는 듣도 보도 못한 대학교를 나온 자신을 무시하는 검사 장윤석(정웅인 분)의 깐죽거림을 참지 못하고 결국 주먹을 날렸다. 야심찬 한 방의 결과는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싹싹 비는 것. “자존심도 없어?”라는 사회부 부장 심보현(사현진 분)의 꾸지람에 박삼수는 “선배는 연대 나왔죠? 자존심 지켜서 그 자리까지 갔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자존심 죽여서 여기까지 왔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고백은 담담해서 더 가슴에 와 닿았다. 번듯한 ‘스펙’ 한 줄 없이 타고난 ‘글발’ 하나로 팍팍한 현실과 싸워 온 박삼수.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것을 포기하고 버틸 수밖에 없었던 그의 현실은 씁쓸했다. 환금성 기사를 쫓는 ‘생계형’ 기자지만, 소신만큼은 확실한 그의 정의구현 역전극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물러섬 없는 박태용의 당찬 직진, “어려우니깐 해야죠! 쉬운 건 아무나 다합니다”

누명을 썼다는 삼정시 3인조의 안타까운 사연은 박태용의 가슴을 다시 뛰게 만들었다. 그는 박삼수 기자에게 사건을 뒤집을 증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삼수가 쓴 기사를 찾아보던 박태용은 그의 유려한 글발에 넘어가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박삼수는 박태용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법조계를 꽉 잡고 있는 대법관 조기수(조성하 분)와 검사 장윤석이 조작한 사건을 뒤집기란 쉽지 않다는 것.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도 박태용은 물러섬 없이 “어려우니깐 해야죠! 쉬운 건 아무나 다 합니다”라며 당찬 직진을 선언했다. 무모해 보이지만, 그의 자신감 넘치는 행보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불러일으켰고, 이들의 짜릿한 반격을 더욱 기대케 했다.

-박태용X박삼수가 보여줄 정의, “정의가 돈이 되는 세상을 보여줍시다”

고졸 출신으로 사법 고시에 패스해 변호사가 된 박태용이나, 대학 졸업 후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가 글발 하나로 기자가 된 박삼수는 모두 변방의 ‘개천용’이다. 재심 사건에 승소해도 돈 안 되는 사건만 몰려드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박태용. 회사를 위해 모든 걸 바쳐 희생한 박삼수도 다르지 않았다. 가진 것이 많은 이들은 더 큰 부를 갖고, 약자를 위해 싸우는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현실을 뒤집기 위해 박태용과 박삼수가 나섰다.

돈이 정의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정의가 돈이 되는 세상을 보여줍시다”라는 박태용의 당찬 포부는 가슴을 뜨겁게 달궜다. 견고한 사법 시스템과 기득권을 쥔 엘리트 집단 앞에 당당히 도전장을 낸 두 사람이 보여줄 정의의 가치는 얼마가 될까. 두 개천용의 거침없는 질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3회는 6일(금) 밤 10시에 방송된다. 또한 방송과 동시에 웨이브(wavve)에서 VOD(다시 보기)로 제공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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