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보선 공천’ 與, 억지 논리…자기부정까지
文, 당 대표때 만든 당헌도 잘못
“후보 안내면 지지자 선택 봉쇄”
“당헌보다 헌법우선” 자기 합리화
30% 미달 투표율에도 비난 여론

여론의 악화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 시장 보궐 선거 공천을 밀어붙이며 속도를 내고 있다. ‘유권자 심판론’을 내세워 ‘귀책사유 무공천’이라는 당초 입장을 번복한 것은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 시절 만든 혁신안이자 당헌 당규가 잘못됐다는 논리까지 앞세우며 ‘자기 부정’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궤변과 상황 논리에 더해 투표율 30%도 넘지 못한 ‘전 당원 투표’의 절차적 하자까지 더해져 정치권과 여론의 비난 여론은 커지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해 여러 논의와 비판이 있다는걸 저도, 중앙위원도, 당원 동지 여러분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온라인 투표 결과, (당에서) 매우 높은 투표율과 찬성률로 후보를 내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게 맞다는 판단을 내려준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다진 것이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당원 투표를 진행해 투표율 26.35%, 찬성률 86.64%로 서울·부산 시장 보궐 선거 공천을 가능하게 하는 당헌 개정안을 확정했다. 다만, 당헌당규에 명시된 투표율 3분의 1이라는 ‘당원 투표’ 유효 기준을 넘지 못해 문제가 됐다. 이와 관련해선 박광온 민주당 사무총장이 “당원 투표의 법적 행위와 정치적 행위에 대한 구별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서울·부산 시장 후보 선정 작업도 바로 착수한다. 두 보궐 선거에 당력을 총 집결하고 있는 범 야권보다도 발 빠른 행보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기획단을 이번주 안에 만들고, 자격 검증위도 조기 가동해 후보들을 엄격히 검증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 뜻’으로 비판론 무마에 나섰다.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심판할 수 있는 기회를 정당 스스로가 가로막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후보를 안내게 되면 약속을 지키는 긍정적인 증면도 있지만, 실제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40~50% 가까운 유권자들의 선택은 봉쇄된다”며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서 국민께 사과드리고 후보를 내는 것이 정당 존재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1300만 유권자의 권리를 정당이 각하할 수는 없다”며 “모든 상황에 대해 유권자들이 표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근 최고위원 역시 “당헌이 선거에 입후보 자체를 막는 것은 당헌보다 우선시 되는 헌법 권리인 국민의 투표권과 선택권을 막는 것”이라며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 전당원의 의사를 존중하는 선택과 결단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과잉 입법이라는 논리도 아끼지 않았다.

신 최고위원은 “당시 당의 혁신안으로 했지만, 솔직히 과잉 금지가 아니었나 보고 있다”며 “행정은 절차를 우선시하지만, 정치는 결과에 대한 강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최고위원도 “그 당헌당규를 만들 때 오류 가능성을 최대한 토론하고 만들었어야 했다는 반성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정이 생기면 전당원 투표해서 당헌이나 규정을 바꾸고, 심지어 국가의 법률까지도 필요할 땐 쓰고 필요하면 바꾸고 하면 된다는 생각에 젖어있는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예산 얼마나 드는지 알고 있는가. 또 민주당 당헌 96조2항 누가 만들었는가 하는 질문에 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말하는 전 당원 투표는 ‘앞말을 뒤집는다’는 뜻으로 사전에 올라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투표율 26.35%로 요건을 못 갖춰 폐기해야 하는데도 단순히 여론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또 말을 바꿨다”고 꼬집었다.

최정호·김용재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