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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곳곳 방화·약탈…‘코로나 통금’ 반대시위 잇따라
마드리드 경찰 대치…32명 체포
상점 창문 부수고 물건 훔친곳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부의 야간 통행금지령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길거리를 막은 채 쓰레기통을 태우고 있다. [EPA]

스페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야간 통행금지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면서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주말 동안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말라가, 발렌시아 등 스페인 도시 곳곳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밤부터는 시위 참가자들이 길거리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폭력 행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가장 큰 항의 시위가 열린 마드리드에서는 시위대가 바리케이트를 치면서 경찰과 대치했다. 마드리드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시위로 32명이 체포됐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라 리오하주의 주도인 로그로뇨에서는 시위대가 상점의 창문을 깨고 들어가 물건을 약탈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로그로뇨 지역의 한 상점 주인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진열장과 마네킹이 모두 망가졌고, 돈도 모두 챙겨서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통금 반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자 시위대의 자제를 촉구했다. 시위 당일 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책임과 단결, 희생을 통해서만 이 나라를 황폐화 시키고 있는 대유행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소수의 폭력과 비합리적 행동은 참을 수 없다. 그것은 해결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제한 조치를 놓고 산체스 총리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 마드리드 시장도 시위대의 책임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현재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바이러스에 취약한 이들도, 삶을 위해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이들도 아니다”면서 “혼란은 사람들의 공포와 현재의 상황을 교묘히 이용하려는 집단들에 의해 가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페인 정부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스페인 전역에서 야간 통행을 금지하겠다며 지난달 25일 국가경계령을 선포했다. 정부는 당초 15일 동안만 유효하고 의회의 동의를 받아 매번 연장해야 했던 국가 경계령을 6개월 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 의회에 제출했고 하원은 이를 통과시켰다.

현재 카탈루냐와 카스티야이레온주 등은 오후 10시부터, 안달루시아와 아라곤주 등은 오후 11시부터,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주 등은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외출을 제한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6만4517명, 누적 사망자는 3만5878명이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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