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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밍아웃, 장관님으로 인해 희화화되지 않길”…秋 비판 줄 잇는 검찰게시판
어제 올린 비판 글에 20시간 동안 댓글 160여개
‘커밍아웃’ 단어 사용 적절성 거론하면서 지지 댓글
‘벌거벗은 임금님’ 빗댄 비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향한 검찰 내부 게시판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께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 달린 지지 댓글 수가 이날 12시 현재 160개를 넘겼다. 20시간 동안 댓글이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일과 시간 중에는 몇 분에 하나씩 추가되고 있다.

검사들은 댓글에 “나도 커밍아웃 하겠다”는 식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는 상황이다. 최 검사는 전날 글에서 “저 역시도 커밍아웃 하겠다”며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검사를 집어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다”라고 했던 추 장관을 비판했다. 최 검사는 “장관님께서는 이환우 검사가 커밍아웃을 해주니 좋다고 하셨는데 저도 이환우 검사와 동일하게 ‘현재와 같이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최 검사는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의 사위이자,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다.

일부 검사들은 ‘커밍아웃’이라는 용어 사용의 적절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추 장관의 표현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댓글을 이었다. 전날 이 글에 댓글을 단 한 평검사는 “이런 상황에 커밍아웃이라는 단어가 적절한 표현인지 상당한 의문이 있다”면서도 “현 장관께서 그렇게 표현했고, 저 역시 선배님들 의견에 깊이 공감하므로 커밍아웃하겠다”고 남겼다.

또 다른 검사는 “도대체 뭘 커밍아웃 한다는 것인지 이해는 안 가지만 본문 내용에 깊이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적었다. 다른 검사는 “잘은 모르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커밍아웃’이라는 단어는 성소수자에게는 ‘용기’를 내포하는 말이라 생각한다”며 “설마 장관님께서 그런 의미로 쓰신 건 아니겠지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견에 깊이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 검사는 현 상황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기도 했다. 이 검사는 “자신들의 어리석음이 탄로나기를 두려워했던 신하들과 임금님은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멋진 옷이라고 칭찬했지만 어린아이는 진실을 말하고, 그제서야 모두 진실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검찰을 덮은 상황을 그대로 말 못하는 어리석은 신하보다 정무감각이 전혀 없는 어린아이가 되고 싶다”며 “‘커밍아웃’이라는 의미 있는 용어가 장관님으로 인해 희화화되지 않길 바라며 커밍아웃한다”고 덧붙였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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