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30일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LG화학의 전지(배터리) 사업 분사가 30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배터리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오는 12월 본격 출범한다. LG화학이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지 25년 만이다.

이번 분사 승인을 계기로 LG화학은 배터리 투자 확대를 통한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1위 지위를 굳건히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LG화학은 ‘포스트 반도체’로 여겨지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실탄 확보에도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10조원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사업 투자 확대로 글로벌 1위 지위 확보=LG화학은 12월 1일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키고 2024년 매출 30조원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올해 매출 전망치 약 13조원의 배 이상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전지 산업은 엄청난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기존의 경쟁사들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전지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한 치 앞을 장담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경쟁 또한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전지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번 분할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 LG화학이 ‘글로벌 Top 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주주의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새로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단순 배터리 소재와 셀, 팩 제조를 넘어 배터리 종합 서비스 회사를 표방한다. 배터리 관리와 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플랫폼(E-Platform)’ 분야까지 포괄해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투자금 유치를 위한 IPO에도 나선다. 현재 150조원에 이르는 수주잔액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3조원 이상을 시설투자에 쏟아붓고 있지만 글로벌 증설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내년 하반기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해 신주를 발행하면 10조원 이상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가치는 5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LG화학은 “전지사업은 많은 투자가 필요한 사업인만큼 LG화학 100% 지분의 자회사로 분할하게 되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해 적기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넓혀 확고한 글로벌 1위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초격차 기술로 세계 1위를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고용량 양극재, 고효율 실리콘계 음극재, 고안전성 분리막 등의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 갖춘 고성능 제품 개발과 선도적인 공정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LG화학은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육성=배터리 사업이 떼어져 나간 LG화학은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기존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부문은 자체적으로 창출되는 현금의 재투자를 통해 각 사업별 성장 잠재력 극대화 및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지 사업 투자 확대로 인해 커졌던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고, 건전한 재무구조 구축 통해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분할 후의 LG화학은 전지 사업에서의 일등 경쟁력을 확고히 함과 함께 기존 사업에서의 수익성 제고로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해 기업 및 주주 가치를 동시에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