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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 빼든 강희태…롯데자산개발 ‘감원 바람’
강 부회장 주도로 인력감축 단행
대규모 영업손실에 희망퇴직 실시
재직 연차별로 퇴직 위로금 지급
롯데쇼핑 구조조정의 연장선상

종합부동산회사 롯데자산개발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져 경영난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자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 부문에서 시작된 구조조정 바람이 부동산 부문까지 확산되면서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자산개발은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내부 공고를 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재직 연차별로 퇴직 위로금(기본급+교통보조비)을 계산해 지급한다. 10년 미만 직원은 퇴직금에 더해 기본급 12개월치, 10~20년 이하 직원은 기본급 15개월치, 20년차 이상 직원은 기본급 18개월치를 한꺼번에 지급한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롯데자산개발의 인력 감축에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그룹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롯데그룹에서 유통 사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강 부회장은 올해 3월 롯데자산개발 대표까지 맡았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그룹 부회장) [롯데쇼핑 제공]

롯데자산개발의 실적을 개선해 유통 부문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롯데자산개발은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몰을 비롯해 김포·수원·은평·수지 등 5개의 쇼핑몰과 롯데피트인 2개를 운영 중인 회사로, 유통 부문과의 연계도가 높다.

강 부회장은 신성장 동력 모색에 앞서 경영 정상화가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자산개발은 작년부터 완전자본잠식이 계속되고 있다. 적자가 누적돼 결손금이 1998억6611만원에 이르러 지난해 자본총계가 -103억25만3170원에 달했다. 완전자본잠식은 손실이 누적돼 잉여금이 바닥나고 자본금마저 깎아 먹어 회사 운영비를 빚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롯데몰 수지 전경 [롯데쇼핑 제공]

롯데자산개발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재무제표를 올리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임대사업의 수익이 부진하고, 기업형 임대주택과 공유오피스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해서다.

강 부회장은 올해 3월부터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롯데쇼핑이 운영 중인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700여개 매장 가운데 200여개 매장을 3년 내 정리하기로 했다.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인 점포 가운데 개선 가능성이 낮은 매장부터 폐점했다. 롯데쇼핑은 감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장기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 유통 계열사 중에선 하이마트가 지난 3월 직원 8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자산개발의 인력 감축도 이 같은 구조조정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롯데자산개발의 사업은 유통 부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희망퇴직 신청자가 목표치에 미달하면 최악의 경우 권고사직을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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