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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질 뻔했던 KB국민銀거래지수 통계중단 3일만에 다시 게재 결정
정부 공식통계와 격차 확대 논란
정치권 의식 통계 중단 압박 의혹

‘8.6’. 지난주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지수’다. 592주만에 가장 낮다. 11년 9개월 3주 내 전세 거래가 가장 안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지수가 역시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는 ‘매매거래지수’와 함께 사라졌다가 다시 부활했다. KB국민은행이 주택 매매·전세 거래지수 공개를 중단했다가 논란이 일자 다시 제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 오후 ‘주간 KB부동산 리브온 주택시장동향’ 통계표를 통해 처음 ‘매매·전세거래동향’ 지수 공개를 중단한다고 표시했다. 이날 제공된 19일 기준 주간 시계열 표에는 수치가 없고, ‘통계중단’만 표시돼 있었다.

이때까지 시장은 잠잠했다. 상대적으로 잘 찾아보지 않는 자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6일 오전 공개한 ‘주간 KB부동산 리브온 시계열’ 자료에 매매거래동향, 전세거래동향 지수가 사라지고 ‘통계중단’이라고만 표시된 게 확인되자 시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자료 하단부에는 ‘매매거래동향/전세거래동향 통계 중단(2020년10월12일 이후), 부동산 거래량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및 한국감정원 ’부동산거래현황‘ 통계 자료를 이용하시면 보다 정확한 거래량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고만 표시돼 있었다.

KB국민은행 시계열 자료는 언론과 각종 부동산연구소는 물론 중개업소, 건설업체 등이 늘 확인하는 자료다. 주간 단위로 수시로 변화하는 거래상황, 매물 수급동향 등을 가장 빨리 보여준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더 이상 거래량 지표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된 ‘정부 공식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통계가 KB국민은행 등 민간기관의 통계와 격차가 커 시장에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는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곳곳에서 나왔다.

KB국민은행이 정부나 여당으로부터 모종의 압력을 받았거나, 알아서 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졌다.

KB국민은행 측은 “실거래가 신고기간이 30일로 단축된 이후 KB 거래지수의 유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공인중개사 설문조사에 의해 거래가 활발한지, 한산한지 물어 작성하는 지수로서, 정확한 실거래량 통계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9월 해당 통계 중단을 결정했고 이번에 시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2003년 7월부터 작성해 오던 지수 조사 및 발표를 굳이 지금 시기에 중단하는 이유에 대한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다. 실거래량 통계와 별도로, 주간 단위로 실제 시장에서 중개업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로써 의미가 없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논란이 지속되자 26일 오후 ‘매매·전세 거래동향지수’를 다시 게재했다. 논란이 본격화 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간 단위로 매수우위지수, 전세수급지수 등 시장 상황예측에 더 의미가 큰 자료들을 계속 제공하고 있는 만큼, 정부나 정치권을 의식해 거래지수만 제외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다만 부동산 통계 문제가 한참 이슈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필요 없는 논란을 막고, 해당 통계의 수요를 고려해 논의 끝에 다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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