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재용의 ‘삼성 새판짜기’…IB업계 촉각
'선택과 집중' 전략…사업재편 가속화 전망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재추진 가능할까
삼성전자 의료기기·PC 등 매각 다시 거론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투자은행(IB)업계는 삼성그룹의 사업재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한화·롯데에 방산·화학 계열사 매각,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 규모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등의 ‘빅딜’을 거침없이 성사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재추진, 전장부품·바이오 등 신사업 투자 등에 주목했다.

27일 IB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비주력 사업 및 회사 매각, 신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그룹 ‘새판짜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경영권을 쥐기 시작해 2017년 2월 구속되기 전까지 수십건의 사업재편을 단행했다. 급변하는 산업지형에 맞춰 그룹의 골격을 다시 짜는 과정이었다.

업계에서는 그룹에 흩어져있는 건설사업 시너지를 위한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이미 매각설이 돌았던 삼성물산 패션사업 매각 등이 다시 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014년 9월 종합플랜트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합병을 결의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에 엔지니어링 능력이, 삼성엔지니어링에 제조 역량이 강화된다면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당시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 추진은 무산됐다.

이후 삼성중공업은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으며 삼성엔지니어링도 화공분야에선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시장 변화에 따른 돌파구를 찾아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건축, 토목,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그룹 내 건설관련 사업정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건설부문만 따로 떼어내는 방안, 사업양도, 흡수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합병 추진 무산을 겪은 만큼 오너의 결단 없이는 건설사업 재편이라는 큰 폭의 변화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신사업 확대를 위한 비주력 사업 철수 및 매각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14년 한화와 롯데에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통째로 매각한데 이어 2016년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문을 미국 HP에 매각하는 빅딜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9조원에 이르는 하만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전장사업,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다시 사업 포트폴리오 정리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 PC사업 등 시장에서 꾸준히 매각이 거론된 비주력 사업도 새주인 찾기에 나설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그동안 멈췄던 삼성발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삼성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어 전략적투자자(SI)가 나서야 딜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iii0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