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로그’로 본회의장서 생중계·학생은 집 PC로
1996년부터 24년 간 민주시민 소양과 자질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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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청소년의회교실에 참여한 도곡중학생들이 상정 조례안을 두고 찬반 표결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청소년들이 ‘수업시간에 스마트폰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안’을 두고 찬반 토론을 한 뒤 ‘찬성’ ‘반대’ ‘기권’ 표시를 들어 표결에 붙인다. 결과는 가결이다. 안건 처리 뒤 ‘1분 자유발언’에서 학생들은 원고도 없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발표했다.
올해 서울시의회 ‘청소년 의회교실’ 첫 수업이 최근 열린 모습이다. 이번에 참가한 도곡중학교 학생 25명은 예년과 달리 시의회 본회의장 의원석이 아닌 각자의 집 PC 앞에 앉았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시의회 건물에서가 아닌 비대면 온라인으로 열려서다.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의 청소년 의회교실이 운영된 건 전국 시·도의회 가운데 최초다. 매해 운영해 온 의회교실 전 과정의 기본 틀을 유지한 채 온라인에 맞게 변화를 줘 옮겼다. 국산 화상회의 플랫폼인 리모트미팅(RemoteMeeting)을 활용, 참여자가 자택 PC나 모바일로 접속해 모의의회에 참여하고, 사무처 직원이 행사본부에서 플랫폼을 활용해 행사를 진행했다.
본회의장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참가자를 위해 현장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실시간 생중계 방식의 ‘현장 브이로그’를 선보였다. 서울시의회 마스코트인 해통이와 함께 의장석, 의원석, 속기사석, 무기명 기표소 등 본회의장 내부 기능을 상세하게 설명해 준 ‘현장 브이로그’는 시의회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호평받았다. 국민의례·선서까지 실제 본회의와 동일한 의사진행 과정을 체험하는 모의 의회, 의회 퀴즈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까지 모두 1시간 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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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마스코트 해통이와 함께 시의회를 현장에서 소개하는 브이로그가 호평받았다. [서울시의회 제공] |
서울시의회 청소년 의회교실은 1996년부터 시작돼 24년 째 이어지고 있는 의회의 대표적인 시민참여 프로그램이다. 어느덧 약관의 나이를 넘기는 동안 의회 교실은 대상이 초·중·고, 다문화학생들로 폭 넓어졌다.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약 1만60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민주시민의 소양과 자질을 길렀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1474개교, 3564명이 참여했다. 역사가 깊어지면서 청소년 의회교실을 체험한 학생이 자라 시의원으로 선출되는 일도 생겼다.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만족도 조사 결과 전반적인 운영은 95% 이상 만족, 과정별 모든 항목이 85% 이상 만족도를 나타냈다. 응답자의 93%가 청소년 의회교실을 후배에게 추천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올해 온라인 청소년의회교실은 오는 12월9일까지 총 13회에 걸쳐 회 당 30명 이내에서 약 390명이 참여하는 범위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의회 현장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역할을 학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처음으로 온라인 청소년 의회교실을 준비했다”며 “온라인이라는 점에서 현장성은 조금 부족할지 모르지만, 사회 변화에 따라 교육체험의 방식도 적응하고 개선되는 모습을 청소년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다 함께 숙의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자라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