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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투 포문 한국지엠…임단협 갈등, 해 넘기나
노조. 전면 파업 보류…잔업ㆍ특근 거부 돌입
사측 “신차배정 어려워”…성과급 논의도 난항
임금 인상부터 미래발전방안까지 첨예한 대립
전면 파업땐 가동률 저하…“최악의 상황 우려”
한국지엠 노조가 지난 22일 열린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제19차 교섭에서 사측 제시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갑 지부장은 “회사의 제시안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조 제공]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한국지엠(GM)이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잔업과 특근을 모두 거부하면서 완성차 업계 중 처음으로 추투(秋鬪))의 포문을 열었다.

노조의 전면 파업 압박에도 사측은 부평2공장 신차 생산 물량 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끝없는 노사 간 평행선이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 현실화 우려를 키우는 모양새다.

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전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다음 대책위가 열릴 때까지 잔업과 특근을 모두 거부하는 내용을 담은 투쟁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보고대회와 퇴근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노조 간부들은 부평·창원공장 인근에 천막을 설치하고 철야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의 태도 변화와 추가 제시안이 없으면 투쟁 수위를 올릴 것”이라며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지난해 9월 노조는 GM이 회사를 인수한 뒤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경영난 악화로 임단협은 해를 넘겼다. 임금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 등 성과도 미미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변수로 떠올랐다. 내수와 수출마저 불확실한 상황에서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한 이유다.

그러나 노사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에 대한 접점부터 미래 일자리 확보를 골자로 한 미래발전방안에 대한 첨예한 대립이 여전하다.

사측은 앞서 추가 제시안을 통해 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공장 운영과 신제품의 시장 출시 일정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생산 일정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신차 물량 배정이 경쟁력 확보나 부평공장 전체의 효율적인 가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뜻을 노조에 전달한 것이다.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 '트레일블레이저' 생산라인 모습. [연합]

현재 부평2공장에서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 등이 생산 중이다. 생산 일정은 오는 2022년 7월까지다. 신차가 배정되지 않는다면 공장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결국 다음 주 예정된 제20차 교섭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의 전향적인 추가 제시안이 없다면 노조는 전면 파업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 공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모기업 GM이 전 세계 사업장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부평공장 폐쇄설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지엠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고려하면 노사 분규 장기화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회사가 있어야 노조도 존재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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