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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산책] 서민의 불안한 노후

  • 기사입력 2020-10-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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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위에 건물주라고 했던가? 선망의 대상인 임대인의 꿈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지 오래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이 모두 어려우니 이들에게 세를 주고 있는 임대사업자들도 좌불안석이겠다는 생각은 전부터 하고 있었다.

분당에서 임대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지인은 이렇게 어려운 적이 또 있었던가 싶은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임대 들어와 있는 영화관, 예식장 등이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게 되자 절반의 임대료는 내년 이후로 납부 유예를 시켰지만 내년이라고 상황이 호전될 것 같지가 않아 고민이라고 했다. 일부 공실에다 남은 사업장도 임대료를 절반으로 줄이니 각종 세금, 공과금도 막기 힘든 처지라며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최대한 버티는 게 숙제라며 보유 자산을 팔아 막고 있다고 했다.

3년 전에 퇴직하고 아파트 단지 내 상가 하나를 ‘영끌투자’ 한 지인은 그야말로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듯하다. 짧은 돈에 은행 대출 당겨서 노후생활비를 위한 월세수입 구조를 만들었던 모양인데 몇 개월째 임대료가 안 들어오고 있다며 은행 이자라도 벌어볼까 싶어 편의점 야간 알바를 구했다고 했다. 돈도 없는 주제에 함부로 임차인을 꿈꾼 자신을 질책했다.

그동안 ‘나쁜 임대인·착취당하는 임차인’의 구도로 세상을 보고 있지는 않았나 내심 뜨끔했다. 어쨌거나 그들이 소자본 창업 시스템의 한 축이기도 했는데 말이다. 최근 들어 내 삶의 편리함에 일조했던 식당이나 미용실, 세탁소 등이 장사를 접는 것을 종종 목격하면서 생활의 파장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세금으로 임대료를 보전해줄 상황이 못 된다면 상대적으로 가진 자가 손해를 보는 게 덜 아프겠다는 정도의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면 연말연초엔 경매에 부쳐지는 상가가 넘쳐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현금부자들이 목 좋은 상가를 ‘줍줍’할 것이고 결국 양극화 현상만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여기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혼란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임차인의 임대료 감액 요구권과 함께 향후 임대료 연체 시에도 6개월간은 계약해지를 못 하게 한 것이 주 내용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한시적이긴 하지만 임대인의 입장에선 세금 또박또박 걷어가고 은행은 하루라도 늦으면 연체이자를 물리고 여의치 않아 3개월을 밀리면 경매에 부치는데, 왜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의 타격을 임대인에게만 지우냐는 불만이다.

그러면 임차인이 이 조치를 손들어 환영하는가? 감액요구권은 강제조항이 없어 임대인이 수용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못 낸 임대료는 보증금에서 제할 건데 웬 생색이냐는 것이다. 최대 9개월까지 임대료를 밀리더라도 계약해지를 할 수 없으니 임대인이 안전장치로 임대보증금을 크게 올리게 되면 손해는 결국 힘없는 임차인이 입게 될 것이란 불만이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수습해보고자 법을 바꿨는데 수혜자가 없어 보인다. 약자 보호라는 명분에 집착하지 말고 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꼼꼼하게 정책을 펴야 한다.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면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정부에서 코로나 타격 업종에 임금 최대 70%, 임대료 최대 50%를 지원, 실업을 막고 있는 캐나다처럼은 아니어도 세금이라도 대폭 줄여줘야 하지 않을까? 이런 중차대한 위기에 재정적자 타령은 좀 한가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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