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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종된 신사임당…돈 풀었더니 결국 금고에만
5만원권 환수율 역대 최저
요구불예금 회전율도 급락
개인, 투자모색…증여준비
기업, 비상대비…투자안해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시중 전체 현금의 83%를 차지하고 있는 5만원권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 3분기 발행액 대비 중앙은행으로 돌아오는 환수액의 비율이 5만원권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돈의 순환 정도를 보여주는 예금 회전율도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로 급감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 경제 내 자금의 막힘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5만원권은 총 7조1998억원이 발행됐다. 같은 기간 한은으로 회수된 금액은 4722억원에 그쳐 6.6%의 환수율을 기록했다.

이는 5만원권 발행 원년인 2009년 3분기(1.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8년(39.5%), 2019년(47.4%) 등 예년 3분기와 비교해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환수율을 월별로 보면 9월 현재 3.2%까지 떨어졌다. 한달 간 4조5822억원이 풀렸는데 한은으로 되돌아온 5만원권은 1478억원에 그쳤다. 이 역시 2009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추석을 앞두고 명절 자금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과도하게 저조한 수준이란 평가다. 재작년(2018년 9월), 작년(2019년 9월) 추석이 있던 달의 환수율은 각각 12.6%, 39.0%였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 2분기부터 3분기까지 5만원권은 총 13조86억원이 발행됐는데, 이 기간 중 환수액은 1조4246억원에 그쳐 11.0%를 나타냈다. 작년 2·3분기 환수율(56.6%)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5만원권 환수율 하락에 대해 “5만원권 환수율은 여타 권종에 비해선 낮지만 2009년 6월 최초 발행 이후 대체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며 “다만 금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비용 수요를 중심으로 발행액은 증가한 반면 환수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환수율이 일시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환수율 감소가 5만원권의 지하경제 유입에 따른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사용시 고유의 익명성 등으로 낮은 환수율과 지하경제 강화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우나 한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5만원권이 거래 목적으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욱이 금년 들어 주요국에서도 고액권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 지하경제와 직접적으로 연결짓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가계나 기업이 은행에서 쉽게 꺼내쓸 수 있는 예금의 인출 빈도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5.5회였다.

예금 회전율은 시중에서 돈이 얼마나 활발하게 도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 지난 5월 15.6회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가 석 달 만에 최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가계나 기업이 돈을 꺼내 쓰지 않고 은행에 예치한 채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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