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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감사에 비친 건강도 돈도 잃은 20대 슬픈 자화상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20대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는 코로나19 사태와 만성적인 취업난 등 고통에 시달리는 20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건강하지 못한 20대 급증=우을증에 시달리고, 고혈압 환자도 급증했다. 국정감사에 투영된 20대의 현 주소다.

강원 춘천시 한림성심대학교에서 간호학과 신입생들이 교직원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혈압 및 맥박, 체온, 호흡수 등 활력징후를 측정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20대 젊은 층의 고혈압 환자가 가파른 속도로 증가했다. 5년 전 2만3731명이던 20대 고혈압 환자 수는 지난해 3만8413명으로 61.9%가 늘었다.

우울증 같은 정신건강 경고등도 20대에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분장애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8만27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년새 24.2% 증가했다. 이 중 20대가 53%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지나친 다이어트 강박증이 부른 섭식장애도 20대의 고질병 중 하나였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19년) 식사장애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대 여성이 7861명으로 전체 환자의 19.6%를 차지했다.

알콜중독에 가까운 음주행태도 문제가 됐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정감사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20대의 폭음을 비롯한 음주 빈도가 늘어났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 3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2차조사 시점인 5월에 ‘주4회 이상 음주’빈도가 1차 시기 보다 1.8%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20대의 폭음이 문제가 됐다. 연령에 따른 폭음빈도의 경우 20대와 40대 연령층에서 ‘거의 매일’ 폭음하는 빈도가 1차 때와 비교하여 대폭 증가했다. 음주빈도 변화에서는 20대와 50대는 1차 때보다 2차 때에 음주횟수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서정숙 의원은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과 일상생활이 제한된 상황에서 음주빈도 폭음의 증가는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의 모든 면에서 위험한 일”이라며 “특히 20대의 경우 음주, 폭음의 급증은 건강 및 학업 차질 문제로 이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먹고살기 힘든 20대=경제수장도 못 구할 정도가 되버린 집값과 전세값, 그리고 코로나19의 경제적 고통은 20대에게 직격탄으로 돌아왔다.

서울 마포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매물정보란 곳곳이 비어 있다. [연합]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청이 제출한 ‘2016~2020년간 가구주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PIR’ 자료를 분석한 결과 39세 이하가 가구주인 2인 이상 도시가구의 서울 평균가격의 아파트(2020년 6월 기준 8억7189만원) PIR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 6월 11.0년에서 지난해 말 15.0년으로 4년 늘어났다.

PIR(Price to Income Ratio)은 연 가구소득을 모두 주택 매입용으로 사용했을때 걸리는 시간(년도)를 의미한다. 문 대통령 임기 3년간 2030가구의 PIR이 4.0 증가했다는 것은, 청년가구가 서울의 평균적인 가격의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모든 소득을 모아야 하는 기간이 최소 4년 증가했다는 의미다.

39세 미만 가구의 PIR는 앞선 박근혜 정부에서는 10.9에서 11.0으로 0.1년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2017년 말 12.1로 1년 가량 늘어나더니, 2018.12월 13.3, 2019.12월 15.0으로 해마다 1년 이상 증가했다. 쌓아놓은 자산이 적고, 사회초년생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2030의 여건상, 서울의 집값 상승 여파가 더 깊게 미친 셈이다.

그나마 20대에게는 좋은 일자리도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8월 기준 20대 이하 구직급여 지급 현황에 따르면 20대 청년 수급자는 전년 동기 대비 99.9%가 늘었다. 30대 39.5%, 40대 44.9%, 50대 41.3%, 60대 이상 44.6% 등과 비교해 증가폭이 매우 가파른 모습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준 올해 4월부터 20대 이하 청년들의 실업급여 수급률은 급증했다. 4월에 48.3%로 전년 동월 대비 절반 가까이 수급자가 더 늘어났고 이후 5월은 70.7%, 6월 90.2%, 7월 92.0%, 8월 99.9%로 점점 증가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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