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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설공단 국감 제출 자료로 ‘위조 의혹’ 내진설계 확인서 포함
어린이대공원 놀이기구 부실 문제 지적에
구조기술사에 공란 상태 문서 보내
“직인 찍어 보내라” 지시후 사후 칸 채워
본지, 권영세 의원 입수자료 분석

서울시설공단(이사장 조성일·이하 시설공단)이 ‘2020 서울시 국정감사’에 권영세 의원(국민의힘)이 요구한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놀이기구 구조안전 및 내진설계 확인서’를 위조 문서로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과 국회를 기망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공단이 권 의원 측에 제출한 ‘어린이대공원 놀이기구 구조안전 및 내진설계 확인서’는 위탁운영사인 어린이대공원놀이동산㈜(이하 ‘놀이동산㈜’)이 부실 문제를 지적하자, 준공 4년 뒤인 2018년 10월에 뒤늦게 구조기술사에 공란 상태의 문서를 보내 직인만 받은 뒤 내용은 공단이 채워넣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조기술사는 왜 빈 서류에 도장을 찍어야하는 지 제대로 된 설명도 듣지 못했다.

문제가 된 시설은 서울시설공단이 2012년 7월부터 2014년 8월까지 2년여에 걸쳐 재조성한 어린이대공원 놀이시설로, 시설물안전연구원 평가에서 내진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 9월9일 23면 참조

이런 지적이 계속되자 시설공단은 본보에 2013년에 내진설계 확인서를 갖고 있다며 내진 설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 측에 보낸 문서의 발행일도 2013년 10월 25일로 돼 있다. 하지만 이는 실상 2018년 12월 22일에 날인, 작성된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공란으로 된 서류에 도장만 찍어 보낸 구조기술사는 2018년 12월 놀이동산㈜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공단 측이)이유는 서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서식이 바뀔 때 마다 수많은 건축물을 새 서식으로 바꾸는 게 말이 되냐”고 의아해 했다. 이 구조기술사는 또 “우리가 한 것은 기초부분 내진설계로 구조안전과는 상관없는 것”이며, “설계대로 잘 만들어졌는지는 감리가 하는 것이지…(중략)우리가 설계한 대로 잘 시공됐다고 확인해 준 것(문서)이 아니다”고도 했다.

그는 “확인서에 기재된 것은 대부분 상부 철골 구조물에 대한 기재”라며 “구조기술사가 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진 설계가 중요한 것은 기초보다 상부 구조물”이라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즉 공단은 감리도 아닌 기초부분만 담당한 설계자에게 시설 전체가 안전한 양 엉뚱한 확인을 받은데다 그 내용도 사후에 기입한 것이다. 구조기술사와 통화한 놀이동산㈜ 담당자는 놀이시설의 잦은 고장의 원인이 ‘내진설계에 따른 시공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수리업체 기술자의 지적을 듣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에 대해 공단은 “발행일이 2013년 10월 25일이 맞으며 2018년 구조기술사에게 도장만 찍어 보내라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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