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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개천절·한글날 투입 서울署 경찰 중 절반 이상 ‘非집회관리 부서’
‘재인산성’ 위한 경찰 동원에 치안 공백 우려 제기돼
개천절·한글날 집회 투입 서울지역 경찰서 경찰 중
경비·교통·정보 등 집회관리하는 경찰 절반도 안돼
수사·형사 경찰 각 1000명 이상 투입…30% 차지
박수영 “경찰, 청와대만 쳐다보고 민생·치안 등한시”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집회 차단을 위한 펜스가 세워져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상현·주소현 기자] 개천절과 한글날 집회에 투입된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경찰서 소속 경찰 중 절반 이상이 경비·교통·정보·보안 외 부서 인력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 설치된 일명 ‘재인산성’에 신경 쓰다 민생·치안에 공백이 생긴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수영(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개천절·한글날 집회에 투입된 서울 시내 경찰서 31곳 소속 경찰관 중 경비·교통·정보·보안 부서 소속 경찰관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민생·치안에 직결된 수사·형사·생활안전·여성청소년과와 112종합상황실에서 비슷한 규모의 인원이 투입됐다.

한글날인 지난 9일 집회에 동원된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경찰서 소속 경찰은 2440명으로 그중 경비·교통·정보·보안 부서 소속 경찰관은 1111명으로 전체 인원 중 약 45.9%를 차지했다. 지난 3일 개천절 집회에 동원된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경찰서 소속 경찰 2664명 가운데에서도 경비·교통·정보·보안 부서 경찰관은 1217명으로 약 45.6%로 확인됐다.

한글날과 개천절 집회에 투입된 서울 지역 경찰서의 수사·형사·생안·여청과와 112종합상황실 소속 경찰은 각각 44.9%, 45.9%로 경비·교통·정보·보안 부서 경찰과 비슷한 수치였다. 특히 수사·형사과 소속 경찰들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동원된 서울 시내 경찰서 소속 수사과 경찰은 421명, 형사과 경찰은 381명으로 전체의 30.1%에 달한다. 지난 3일에도 수사·형사과 경찰은 각각 372명, 378명이 집회 현장에 나가 서울 시내 경찰서에서 동원된 경찰 중 30.9%를 차지했다.

경찰은 치안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경찰 병력을 동원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일선 경찰서에서)민생·치안 관련 부서는 기본 근무 인력을 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형사과 인력은 조금 많이 동원되기는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개천절·한글날 집회는 2008년 광우병 집회처럼 한두 달 이어지는 집회가 아니라 큰 영향은 없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개천절·한글날 열린 드라이브스루 집회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당시 “2m씩 떨어져서 마스크를 다 쓰고 손 소독 다 하고 방역하며 이뤄지는 집회는 홍대나 건대 앞에서 저녁에 20~30명씩 한 식당에 바글바글 모이는 것보단 100배, 1000배 안전하다”며 “개천절 집회 때 경찰의 대응은 모임을 줄였단 면에선 의미는 있다.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임을 하지 않아야 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자동차를 9대로 제한하는 것 등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경찰이 집회를 과잉 진압하기 위해 무리하게 병력을 동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서는 지역의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곳으로 이 같은 집회 투입은 관련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 억누르기 위해 광화문 집회에 명백히 경찰 병력이 과잉 동원됐다”며 “경찰서는 지역의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곳으로 이 같은 집회 투입은 관련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 경찰이 청와대만 쳐다보고 민생·치안은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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