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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혈장치료제 필요한데, 헌혈은 급감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혈액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는 혈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또 헌혈 양이 줄어들다보니 친지와 가족, 친구들까지 수술과 치료를 위한 헌혈에 동원하는 일이 빈번했다.

▶코로나19 치료제 핵심 혈장 부족 비상=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질병관리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치료에 중요한 완치자들의 혈장공여가 전국 헌혈의집 중 32%에서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도 주말에는 불가능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혈액 수급 위기 극복 지원을 위해 14일 행정안전부 직원이 세종특별자치시 행정안전부 본관과 별관 청사에서 3차 단체헌혈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이 같은 시설 부족은 낮은 혈장 공여율로 이어졌다. 지난 9월 18일 기준 완치자 2만1886명의 9.2%인 2009명만이 혈장공여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완치자의 혈장은 환자에게 주입하는 ‘혈장치료’, 그리고 분획과정을 거쳐 항체를 정제 농축한 ‘혈장치료제’의 핵심 원료다. 혈장치료는 이미 국내 여러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혈장치료제는 국내 임상 2상 단계를 거치고 있다.

문제는 양이다. 혈장치료제의 경우 통상 1명에게 투약할 분량을 생산하기 위해선 2~3명의 혈장이 필요하다. 혈장 공여자가 2000명이면 1000명분의 혈장치료제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혈장을 모을 수 있는 곳은 전국 헌혈의집 141개소 중 32.6%인 46개소에서만 가능했다. 심지어 이들 헌혈의집도 ‘평일’만 가능하고 ‘주말’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적십자사는 혈장공여가 주말에 불가능한 점에 대해 ‘주말엔 일반 헌혈을 받아야 해서 불가능하다’고 서면 답변했다.

헌혈을 유도하기 위한 대책도 부실했다. 코로나19 완치자가 헌혈의집을 통하여 혈장을 공여했을 때 주어지는 대한적십자사의 지원혜택은 전무했으며, 혈장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GC녹십자가 지급하는 5만원 상당의 영화관람권이 전부였다.

강기윤 의원은 “지금 코로나 전쟁 중인데 일반헌혈과 혈장공여를 구분해서 따질 때가 아니”라며 “지금처럼 46개 헌혈의집에 공여자가 몰려서 일반헌혈 때문에 주말에 혈장채취를 못하면 혈장 공여할 수 있는 헌혈의집 자체를 대폭 늘려서 수요를 분산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피가 모자라’ 헌혈 비상=코로나19 사태로 혈액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지정헌혈량이 증가했다.

27일 대구 수성구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신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2차 단체 혈장 공여를 하고 있다. [연합]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적십자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전체 헌혈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지정헌혈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헌혈량은 2016년 220만9842유닛에서 2019년 217만4385유닛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0만 유닛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정헌혈량은 같은 기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6년 1만8472유닛에서 지난해 4만3794유닛, 올해도 9월까지 5만3414유닛이 이뤄졌다.

문제는 지정헌혈의 경우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헌혈을 해줄 지정 헌혈자를 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지정헌혈 최소화 및 일반헌혈 증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최혜영 의원은 “혈액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지정헌혈이 갈수록 늘어난다면 자칫하다간 매혈사태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정부의 지정 헌혈자 매칭 지원 및 관리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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