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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새벽에도 ‘펑펑’…“선관위 업무추진비 방만 사용”
새벽 1시26분 카드 긁은 음식점, 밤 10시까지만 운영
같은 카드가 천안·수원·서울 서초서 연속 사용되기도
박수영 “선관위 업추비, 총체적 관리 부실…방만 사용”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경 [선관위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기본적인 지침도 지키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쌈짓돈 쓰듯’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부터 2020년 9월까지 업무추진비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선관위가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 지침과 정부부처의 통상적인 관행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선관위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해당 기간에 상임위원, 사무총장(국무위원급), 사무차장(차관급)과 실·국장 등 16개 임원직의 업추비 사용 건수는 2911건, 총액은 약 6억3000만이다.

그중 차관급 이상인 상임위원, 사무총장, 사무차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건수는 842건, 사용액은 약 2억4000만원에 달했다. 위원장과 다른 위원들은 비상임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업추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문제는 기본적인 지침도 지키지 않고 업추비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법정공휴일 및 토·일요일 ▷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비정상시간대(23시 이후 심야시간대 등) 사용 등의 경우에는 사용의 불가피성을 입증토록 하고 있다.

선관위가 업추비를 공휴일과 주말에 사용한 건수는 총 191건, 금액은 약 3800만원에 달했다. 기획국장이 33건으로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으며, 사무총장은 약 1285만 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사용했다.

근무지 외 사용 건수는 상임위원이 181건, 사무총장이 286건, 사무차장이 211건으로 총 1000건이 넘었다. 금액도 3억원 이상이었다. 밤 22시부터 아침 8시 전까지 심야시간대에 사용한 건수는 129건, 금액은 약 2748만 원으로 집계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연합]

선관위는 업추비 50만원 이상 사용시 대상자의 소속 및 성명을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

선관위에서 건당 50만 원 이상 사용한 건수는 155건, 금액은 약 1억3300만 원이었다. 한 번에 사용한 최고금액은 219만3000원이었으며, 100만원 이상 사용한 사례도 38건, 약 5500만 원이었다. 이 경우 대상자가 매우 불분명하게 적혀 있고, 대상자가 아예 기재되지 않은 것도 28건이었다.

심지어 선관위 고위직 공직자가 ‘위원회 주요업무 설명 및 협조요청 업무협의회’ 명목으로 새벽 1시26분에 사용한 서울 서초구 소재 A음식점의 경우, 밤 10시까지만 운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카드가 충남 천안, 경기 수원, 서울 서초구에서 연속 사용된 사례도 있었다.

박수영 의원은 “선관위가 업추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한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방만한 사용과 허술한 관리로 인한 총체적인 부실을 보여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는 최고의 중립성, 독립성,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헌법기관”이라며,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할 세부지침과 개혁방안을 마련하여 방만한 운용을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선관위는 올해 61억6500만 원을 포함해, 5년간 264억8400만 원을 업추비 예산으로 편성해 사용해왔다. 상임위원, 사무총장, 사무차장의 업무추진비 카드 한도는 설정돼있지 않다.

그동안 선관위는 법적인 근거 없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적이고 공정한 업무 수행’을 이유로 국회에 업추비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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