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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인세 실효세율 높지 않다고?…대기업 1년 만에 3%p 올라
홍남기 "일부 대기업만 부담 크고 실효세율 높지 않아"
대기업 실효세율 2018년 19.9%→2019년 23.2%
다른 나라에 없는 법인지방세·투자촉진세 포함하면 30%↑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법인세 최고세율이 25%이지만 103개 기업만 해당한다. 기업의 99%가 법인세율 20% 미만을 적용받고 있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결코 높지 않다.", "실효세율도 20% 안 되고 있어 법인세율 인하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인세 인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실제로 12일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9.7%로 집계됐다. 2018년 18.4%에 비해선 1.3%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20%선을 밑돌았다.

실효세율은 총부담세액을 과세표준으로 나눈 비율이다. 산출세액에서 고용, 연구개발(R&D) 등 각종 감면 등을 반영해 실제로 기업이 낸 법인세 금액 기반으로 산출한 세율이다.

하지만 기업별로 보면 각사가 처한 상황은 다르다. 대기업(상호출자제한집단)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지난해 처음 20%를 훌쩍 넘긴 23.2%로 치솟았다. 2018년 19.9%에 비해 무려 3.3%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2015~2018년 기간엔 19%대에 머무른 바 있다.

중견·중소기업의 실효세율은 각각 19.2%, 13.5%로 예년과 큰 변화없는 것과 대비된다.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데다 기업들이 지난해 처음 3%포인트 인상된 법인세 최고세율(25%)이 적용된 세금을 납부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정부는 법인세로 역대 가장 많은 7조2000억원을 거뒀다.

기업에 주는 각종 세제 감면 혜탁도 줄여 체감 법인세율을 높였다. 총 국세 감면액에서 법인세 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4.7%로 2018년 18.7% 대비 4%포인트나 감소했다.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명목 법인세 외에도 숨겨진 세금을 여럿 부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법인지방세율을 2.5%로 0.3%포인트 올렸다.

2018년엔 투자·상생협력촉진세도 도입했다. 투자, 고용을 덜한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20%의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해 투자촉진세를 낸 기업은 969개다.

다른 나라보다 높은 법인지방세와 유일무이한 투자촉진세까지 포함하면 법인세 최고세율은 30.5%까지 오른다.

이영환 계명대 교수는 지난해 논문을 통해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율은 적어도 미국보다는 낮아야 자본유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010년 39.2%에서 올해 25.8%로 낮추고 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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