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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울먹’…“인민중시 지도자상 부각”
김정은 수차례 고마움 표현…“애민헌신 모습 연출”
“北 신형 ICBM·SLBM ‘속임수’ 아닌 ‘진품’ 가능성”
靑NSC “남북관계 복원 北 입장 주목…면밀 주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언급을 되풀이함으로써 인민중시 지도자상을 부각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연설 도중 재난을 이겨내자고 언급하는 과정에서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TV=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연설을 통해 인민에게 미안하다는 언급을 되풀이하고 울먹이는 모습까지 내보임으로써 ‘애민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1일 전날 진행된 북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평가 자료에서 당 창건 기념행사임에도 당보다 김 위원장과 국가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 행사였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北 최고지도자 이례적으로 “고맙다” 되풀이=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연설 전반부에서 인민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반복 표현하고 울먹이는 모습을 통해 애민헌신의 모습을 연출했다”며 “김 위원장의 인민중시 지도자상을 부각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걸어온 영광 넘친 75년사를 갈피갈피 돌이켜보는 이 시각 오늘 이 자리에 서면 무슨 말부터 할까 많이 생각해보았지만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 마음속 진정은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뿐”이라고 하는 등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인민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표현을 반복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경제적 성과에 대한 언급 없이 야간에 진행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연구원은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연재해 등 3중고 속에서 경제성과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내년 제8차 당대회에서는 실현가능하고 이득을 낼 수 있는 이른바 인민적, 현실적 목표가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당 창건 기념행사를 주간 열병식과 경축야회를 별도로 진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야간행사로 통합 진행한데 대해서는 “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특색 있게 치르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와 김 위원장의 일정, 예산절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라면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드론 등 새로운 장비를 사용해 행사에 대한 집중도와 전략무기의 위압감이 부각된 화려한 축제를 추진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北 전략무기 책임자 리병철 위상 눈길=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 때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대해서는 시험발사를 거치지 않은 정치적 과시용 성격이 강하지만 ‘진품’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연구원은 북한이 신형 ICBM과 SLBM을 비롯한 전략무기와 최근 2년 간 여러 차례 시험발사했던 다양한 단거리발사체를 공개한 데 대해 “직경과 길이가 증가한 ICBM은 군사적 실전용보다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정치적 과시용”이라며 “2017년 12월 제8차 군수공업대회 과업 달성 성과이자 2019년 12월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전략무기 공개를 현실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을 담당해온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최근 원수 칭호를 부여받은데 이어 열병식 때 주석단에서 김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자리한 것을 두고 “전략무기 개발의 성과에 대한 인정”이라면서 “리병철에 대한 원수 칭호 부여 등 승진가도로 볼 때 이번에 공개된 SLBM과 ICBM은 속임수가 아닌 ‘진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열병보고 순서도 박정천 군 총참모장 리병철, 김 위원장 순으로 박정천이 리병철에게 보고하고 리병철이 다시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는 형식을 취했다.

5년 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때는 군 총참모장이 열병부대를 대표해 김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 때 지난 2017년 11월 쏘아올린 ICBM급 화성-15형보다 길이와 직경이 커진 새로운 ICBM과 북극성-1형과 북극성-3형보다 직경이 굵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SLBM 북극성-4A형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1일 북한이 전날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대해 속임수가 아닌 진품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기존 화성-15형보다 길이와 직경이 커진 신형 ICBM 모습. [평양 조선중앙TV=연합]

▶김정은 “사랑하는 남녘 동포”…정부 기대감 커져=이와 함께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연설을 통해 대미·대남 등 대외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자력갱생을 통한 제재 정면돌파전에 장애가 조성된 상황을 고려해 우호적 대외관계 관리 필요성이 증가했다”며 “신형 SLBM과 ICBM을 공개하는 등 대미압박을 시사하면서도 자신들의 군사력이 대미 선제공격용이 아님을 애써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또 “대남 군사행동 보류, 민간인 피살 사과에 이어 남북관계 개선을 암시한 것”이라면서 “2019년 말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중단지시 철회로 해석 가능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김 위원장의 대남 유화메시지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는 기류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 뒤 “상호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NSC 상임위원들은 환경이 조성되는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면서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 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에 대해서는 우려 표명 등 없이 “신형 ICBM 등 새로운 무기체계들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을 계속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통일부도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극복과 관련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주목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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