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하던 중 재난을 이겨내자고 말하며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코로나19)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굳건하게 손 맞잡길 기원한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을 두고 외교부가 “남북관계 복원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에 주목한다”며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외교부는 11일 북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관련 외교부 입장을 발표하며 “외교부는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하에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 및 대화와 협력을 통한 실질적 진전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외교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종전선언과 동북아방역보건협력체 구상 제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한다”며 문 대통령이 제안한 협력체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남북미 정상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싱가포르 공동성명 상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북한이 대화에 조속히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 연설에서 “북한에는 코로나19 확진자나 사망자가 없다"며 "한 명의 악성 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언급하는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발언을 이어갔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비교적 유화적 메시지를 낸 것을 두고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을 연이어 나타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면서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남한에 유화적 메시지를 낸 것과 달리 미국을 향해서는 “전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유지했다. 또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무기를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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