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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당 창건 열병식 일단은 ‘로키’…생중계 안해
합참 “北 오늘 새벽 대규모 열병식 정황”
조선중앙TV, 열병식 녹화중계 예고 안해
北 신형 ICBM·SLBM 등 공개 여부 촉각
시진핑 축전 “북중관계 훌륭히 수호·발전”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은 다만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으며 나름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일단 ‘로키’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오늘 새벽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장비·인원 동원하에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본행사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추적중에 있다”고 밝혔다.

▶北, 제8차 당대회 앞두고 숨고르나?=북한은 애초 이날 이른바 5년, 10년 단위로 꺾이는 당 창건 기념일 정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 진행과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을 생중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방송 편성을 전하면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생중계나 녹화중계 계획은 알리지 않았다.

북한의 대규모 열병식은 지난 2018년 9월 정권수립 70주년 이후 2년여만이다.

북한은 지난 2015년 당 창건 70주년 때는 열병식과 김 위원장의 육성 연설을 실시간 중계보도했다.

2018년 2월8일 군 창건 70돌과 같은 해 9월9일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 때는 생중계가 아닌 당일 오후와 다음 날 녹화 편집으로 보도했다.

북한이 무력시위로 비쳐질 수 있는 열병식 생중계를 하지 않은 것은 내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가 예고된 상황에서 일단 숨을 고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필요 이상으로 미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평양주재 각국 대사관과 국제기구에 당 창건 75주년 기념행사장에 접근하지 말라며 예년에 비해 형식도 다소 축소한 모습이다.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외무성이 평양 내 모든 대사관과 국제기구 앞으로 공문을 보내 당 창건 75주년 경축행사장 접근과 사진 촬영 자제를 권고했다면서 “북한 주재 외교단 관계자가 차량은 물론 자전거를 포함해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서도 평양을 돌아다니는 것을 삼가고 호텔과 상점,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체온 측정이나 손 소독 등 방역 절차를 따를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北, 테러지원국 빌미 美 비난=다만 북한이 열병식에서 새 전략무기를 공개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사거리를 늘리거나 다탄두탑재형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그리고 기존보다 개량돼 이동과 발사가 동시에 가능한 이동식발사차량(TEL) 등을 공개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왔다.

올해 신년사를 건너 뛴 김 위원장이 강경한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올 수도 있다.

특히 한동안 대미비난을 자제해오던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당일 테러지원국 지정을 고리로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대표가 지난 6일 ‘국제 테러 제거조치’ 문제를 논의한 유엔무대에서 “일부 특정국가들은 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권국가에 제멋대로 ‘테러지원국’ 딱지를 붙이고 제재와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제도 전복행위에 계속 매달리면서 반정부 테러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북한 대표는 “주권국가의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 테러는 가장 엄중한 테러 행위”라며 “주권존중,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밝힌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라고도 했다.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규정을 겨냥해 비난한 것이다.

미국은 1988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에 따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가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 등 북미 비핵화대화 진전이 이뤄지면서 해제했지만 2017년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을 계기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코로나19 등으로 중단했던 대규모 집단체조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모습. [헤럴드DB]

▶北, 코로나19 속 대집단체조 재개=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 앞으로 축전을 보내고 북중 친선관계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최근 년간 나는 위원장 동지와 여러 차례 상봉해 두 당, 두 나라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킬 데 대한 일련의 중요한 공동인식을 이룩했으며 중조(북중)관계의 새로운 역사적 페이지를 펼쳤다”고 밝혔다.

또 “조선(북한) 동지들과 함께 중조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하며 발전시켜 양국 사회주의 위업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해 양국과 양국 인민에게 보다 큰 행복을 마련해주고 지역 평화와 안정, 발전, 번영을 실현하는 데 새롭고 적극적인 기여를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강화 등으로 중단했던 대집단체조도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재개한다.

북한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위대한 향도’를 오는 12∼31일 평양 능라도 5월1일경기장에서 연다고 전했다.

북한이 ‘주체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걸작품’이라고 선전하는 대집단체조는 북한 특유의 집단체조와 율동, 대규모 카드섹션 등으로 구성되며 최근에는 드론과 레이저, 미디어아트까지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2002년 김일성 주석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아리랑 축전’, 그리고 2018년 정권수립 70주년을 계기로 ‘빛나는 조국’을 선보인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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