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도네시아에서 “ㄱ,ㄴ,ㄷ”…찌아찌아어 한글수업 코로나에도 인기
인도네시아 부톤섬 초교 3곳→4곳 수업 확대…온·오프라인
[연합]

[헤럴드경제] 인도네시아 동남 술라웨시주 부톤섬에서 찌아찌아어를 한글교재로 가르치는 초등학교가 지난해 3곳에서 올해 4곳으로 확대됐다.

11년째 찌아찌아어 한글 수업을 이어온 정덕영(59) 선생님과 현지인 보조 교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온·오프라인 수업을 통해 한글 나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 선생님은 574돌 한글날인 9일 "코로나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반을 나누기도 하고, 온라인 수업도 하고,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래야 코로나가 지나가면 원활하게 수업할 수 있다"고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근황을 전했다.

부톤섬에서 한글교재로 주 1회 찌아찌아어 수업을 받는 초등학교는 기존 3곳에서 올해 8월부터 4곳으로 늘었다.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교도 기존 고등학교 2곳에 중학교 1곳이 추가됐다.

정 선생님과 3명의 인도네시아인 보조 교사들은 찌아찌아어 한글수업과 한국어 수업을 학교 소재지 코로나 상황에 따라 진행한다.

가령,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 '레드존'으로 지정된 소라올리오 마을 초등학교 2곳은 아이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찌아찌아어 수업을 쉬는 중이다.

정 선생님은 "팬데믹이니 환경과 공동체가 허락하는 한도에서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언제든지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교사 투입을 늘릴 수 있도록 현지인 교사 양성 온·오프라인 수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찌아찌아어 한글표기는 우리나라의 '한글 수출' 1호 사례로 꼽힌다. 1만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본래 사용 언어가 700개에 이르렀지만, 로마자로 표기하는 인도네시아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뒤 소수 민족 언어가 계속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톤섬 인구 50만여멍 중 7만명을 차지하는 찌아찌아족도 독자적 언어는 있지만, 표기법이 없어 고유어를 잃을 처지였다. 이들은 바우바우시의 소라올리오 마을, 빠사르와조군, 남부톤군에 모여 살고 있다. 바우바우시는 지난 2009년 훈민정음학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2010년 3월 처음 부톤섬에 파견된 정 선생님은 훈민정음학회, 세종학당 파견을 거쳐 현재까지 부톤섬에 남아 11년째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3월 정 선생님과 지인들이 설립한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에서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 등으로 본인 체재비와 현지 교육에 관한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찌아찌아족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모두 인도네시아어로 수업을 받는다. 다만, 찌아찌아어를 영원히 잊지 않도록 주 1회 한글로 배우는 것이다. 예컨대 '안녕하세요?'를 인도네시아어로 쓰면 'Apa kabar?'이지만, 찌아찌아어로 쓰면 '마엠 빠에 을렐레?'가 된다. 찌아찌아어로 수박은 '포토', 고추는 '사하'라고 한글로 적는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