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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날 집회 금지됐지만 ‘차벽’ 설치·지하철 무정차…도심통행 불편 예상
법원도 집회 금지했지만 기자회견·차량시위 진행될듯
경찰, 개천절때처럼 ‘차벽’ 설치 예정…교통혼잡 ‘우려’
광화문 등 도심 곳곳서 차량 통제·노선버스 우회 예상
시청역·경복궁역·광화문역 등에서 지하철 무정차할듯
市관계자 “연휴기간 서울 도심 이동 최대한 자제 요망”
개천절인 지난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인근 도로에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경찰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한글날이자 연휴의 시작인 9일 서울 도심에서 일부 단체가 예고했던 대규모 집회는 금지됐지만, 개천절이었던 지난 3일과 마찬가지로 기자회견이나 차량 시위 등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경찰은 '차벽'을 치고, 도심 주요 도로 곳곳을 통제할 예정이다. 지하철도 서울 광화문 인근 주변 역에서 정차하지 않는 등 교통 통제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도심에서는 차량은 물론 지하철, 버스도 제대로 운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통행에 불편이 예상된다. 도심에서는 가급적 약속을 잡지 않거나, 약속 장소를 서울 외곽이나 경기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집회금지' 통고받은 보수단체들, 회견 예정…경찰, 차벽 설치=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에 신고된 집회는 지난 7일 낮 12시 기준 1210건이다. 경찰은 이 중 인원이 10명 이상이거나 중구·종로구 등 집회금지 구역에 신고된 137건에 개최 금지를 통고했다.

특히 보수 성향의 단체가 한글날 집회를 금지한 경찰의 처분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8·15집회참가자국민비상대책위원회(8·15비대위)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박규석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각각 기각했다. 이에 따라 서울 도심에서 합법적인 대규모 군중 집회는 개최되기 어려워졌다.

이번 법원의 기각 결정에 따라 이 단체를 비롯해 군중 집회를 신고했거나 계획한 단체는 지난 3일 개천절 때처럼 기자회견, 1인 시위 등의 형태로 도심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사랑제일교회 등이 참여하는 8·15광화문국민대회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대문구 독립문, 오전 11시30분 종로구 창덕궁 돈화문, 낮 12시 중구 남대문, 오후 1시 종로구 보신각 등에서 ‘4·15 부정선거’ 비난, 방역 당국·교회 탄압 규탄, 낙태 반대 등을 주제로 연속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우리공화당도 오후에 중구 한국은행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도심에서 2000명 규모의 집회를 열려다 실패한 8·15비대위는 오후 2시 광화문광장 안에서 ‘정치 방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차벽으로 광화문광장이 폐쇄되는 만큼 예정대로 회견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체는 개천절 때처럼 광화문역 인근에서 별도의 회견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경찰은 인파가 몰리는 등 돌발 변수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천절 때처럼 광화문광장 일대에 경찰버스 차벽과 철제 펜스 등을 설치한다.

차량시위는 '9대 이하' 기준에 맞춰 진행된다. 경찰은 개천절과 마찬가지로 시위 차량이 신고 범위를 넘어 이동하지 못하도록 곳곳에서 검문한다.

그러나 개천절에 이어 한글날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보수단체들의 '드라이브스루' 차량 시위가 진행될 예정이다. 차량시위는 '9대 이하' 기준에 맞춰 진행된다. 경찰은 개천절과 마찬가지로 시위 차량이 신고 범위를 넘어 이동하지 못하도록 곳곳에서 검문한다.

애국순찰팀은 이날 정오 수원역을 출발해 오후 1∼2시께 우면산터널로 서울에 진입한다. 검은색 차량 9대는 개천절 때와 같이 서초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 인근과 추미애 장관의 광진구 자택 근처로 오후 4시30분께까지 행진한다.

우리공화당 서울시당도 이날 오후 2시께 송파구 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차량 9대 시위를 시작한다. 이들은 잠실역∼가락시장사거리∼올림픽공원사거리∼몽촌토성역 코스로 이동한 뒤 잠실역을 거쳐 오후 6시께 종합운동장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10일에는 서경석 목사가 집행위원장인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행동(새한국)의 차량 시위가 예정돼 있다. 새한국은 5개 코스에 차량 9대씩 모두 45대가 참여하는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예고된 경로는 ▷ 마포유수지주차장∼서초소방서 ▷ 사당공영주차장∼고속터미널역 ▷ 도봉산역주차장∼강북구청 ▷ 신설동역∼왕십리역 ▷굽은다리역∼강동공영차고지 ▷ 응암공영주차장∼롯데몰 은평점(구파발역 인근)이다.

경찰은 개천절 차량시위에 대해 법원이 부과한 조건을 이번 시위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법원은 집회 참가자의 이름·연락처·차량번호 목록을 미리 경찰에 내고, 집회 시작 전 경찰에 확인받아야 한다고 적시했다.

▷ 집회 물품의 비대면 방식 교부 ▷ 차량 내 참가자 1인 탑승 ▷ 집회 중 창문을 닫고 구호 금지 ▷ 집회 중 교통법규 준수·신고된 경로로 진행 ▷ 오후 5시가 지나거나 최종 시위장소 도착 시 해산 ▷ 참가자 준수사항 각서 제출 등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또 제3의 차량이 행진 대열에 진입하는 경우 경찰이 이를 제지하기 전까지 행진해선 안 된다. 또 경찰이나 방역 당국의 조치에 따르지 않을 경우 경찰은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 경찰은 시위대의 지침 준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위반 시에는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지난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일(9일)도 불법 집회 시도가 계속되고 감염병 위험 확산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시위대와 경찰·시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벽과 폴리스라인 등 조치를 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감염병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차벽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민 불편을 과도하게 초래하지 않도록)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도로 통제·버스 노선 조정·지하철 무정차…도심 통행 불편할듯=경찰이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통제하고 차벽을 설치함에 따라,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 통제 구간의 일부 버스 노선도 조정되고 일부 지하철역에는 열차가 서지 않을 예정이어서, 이날 도심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행조차도 불편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도심 집회, 차량 시위 장소 등을 중심으로 교통 혼잡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구간을 통과하는 노선 버스와 일반 차량은 현장 상황에 따라 교통통제 및 우회 조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같은 날 경찰의 교통 통제 상황에 따라 도심을 운행하는 총 57개 노선 시내버스를 임시로 우회 운행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휴 기간 서울 도심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주시기 바란다"며 "집회 상황에 따라 우회 노선이 유동적이므로 확인 후 이동해야 불편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도 광화문 인근 역들에서 서지 않을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도 “한글날 집회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을 경우 광화문 인근 지하철역 4곳에서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도록 하고 출입구를 폐쇄할 수 있다”며 “이는 정부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역사는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 5호선 광화문역 등이다.

집회·차량 시위 시간대 자세한 교통 상황은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정보 안내 전화(02-700-5000),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www.spatic.go.kr), 카카오톡(서울경찰교통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버스 우회 정보는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topis.seoul.go.kr), 120다산콜센터(120)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일 개천절 집회 때에도 비슷한 교통 통제를 시행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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