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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막을 수 있었던 고교생 무면허 렌터카 사고…공문만 보낸 당국
당국, 9월 ‘목포 10대 렌터카 사망 사고’ 이후
“신분증 이중확인 필요” 공문만…재발 못막아
지난달 13일 오후 11시42분께 전남 목포시 상동 한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모습. 당시 고등학생들이 탄 쏘나타 승용차(검은색)와 마주 오던 K7 승용차(흰색)가 충돌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목포소방서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이달 초 전남 화순에서 무면허 10대가 몰던 렌터카에 치여 대학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관계 당국이 렌터카 업체에 ‘신분증을 이중으로 확인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이 사고를 막겠다고 렌터카 업체에 하달한 지침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해당 공문은 지난달 13일 전남 목포에서 10대 3명이 무면허로 렌터카를 운전하다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후에 렌터카 업체에 내려졌다. 무면허 렌터카 대여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목포에서 렌터카를 무면허로 몰다 고교생 2명 등 총 3명의 사망자가 난 사고 직후 렌터카 업체들에게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이중으로 확인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당시 렌터카 업주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신분 확인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당시 고등학생들은 주운 운전면허증으로 차를 빌렸다.

하지만 ‘목포 사고’ 이후 국토부가 공문을 통해 보낸 지침은 유사한 사고를 막지 못했다. 추석 연휴였던 이달 1일 전남 화순군 화순읍 편도 2차선 도로에서 10대가 무면허로 렌터카를 몰다 횡단 보도를 건너던 20대 대학생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것이다. 이 대학생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국토부와 경찰청이 2017년부터 무면허·무자격 운전자를 막기 위해 운영중인 ‘운전면허정보 자동검증시스템’ 역시 도용과 위조를 거를 수 없다. 이 시스템은 해당 면허증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렌터카 업체는 운전면허증상 등록번호를 시스템상에 입력해 검증을 진행한다. 하지만 사진 등의 비교가 이뤄지지 않아, 운전면허증의 진위 여부만 확인될 뿐이다. 지난달 13일 목포 사고 관련 렌터카 업체 역시 이 시스템에 가입돼 있었다.

경찰청이 지난 6월부터 운영중인 ‘모바일운전면허’ 서비스가 무면허 렌터카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지만, 현재 가입자 수가 100만명 수준의 시범 사업 중으로 아직 시기상조다. 일부 편의점과 운전면허시험장 등에서는 QR코드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찍어 본인 확인을 한다.

경찰청은 시범 사업전 렌터카 도입을 염두해 두고 모바일운전면허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렌터카 업체 주무 부처인 국토부와 경찰청은 이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100만명이 가입된 상태에서 렌터카 업체에 모바일운전면허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이르다”며 “이에 대한 검토는 시범 사업이 끝나면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달 1일 무면허 10대의 렌터카에 치어 숨진 대학생 유족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특히 본인 확인 의무를 소홀히 한 업체에 대한 처벌 규정도 미미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확인 의무를 소홀힌 한 렌터카 업체들에는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달 목포 사고의 경우 10대들에게 렌터카를 대여한 업주에게도 과태료가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를 조사 중인 전남 폭포경찰서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진술조사가 끝났다. 입건을 시킬지, 지자체에 과태료 부과 의견을 낼지를 검토중이지만 과태료 처분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크다”며 “입건을 해 형사처벌을 하기에는 법률이 미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에서 10대들이 몰던 렌터카로 사망한 20대 대학생의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들 10대와 함께 업주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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