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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M] 불안할 땐 현찰…2분기 기업현금 역대최대 증가
30.4조…전기대비 1.8조 늘어
가계·비영리단체 현금자산 95兆
2년3분기來 최대증가
한은 ‘2분기 자금순환’ 통계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자동화기기(ATM)에 5만원권 수급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급적 1만원권 인출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기업과 정부가 아닌 가계 등이 보유한 현금 자산 규모가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불안 심리로 현금 보유 성향이 확산됐고, 초저금리와 저물가로 현금을 갖고 있어도 실질가치 변동이 크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중에 5만원권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단 분석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개인 및 비영리단체의 현금자산 잔액은 9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4000억원(4.9%) 증가했다. 2017년 3분기(6조6000억원)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기업들도 2분기에 현금 자산 규모를 빠르게 늘렸다. 자금순환 자료에 따르면 비금융법인(공기업 제외)의 현금 잔액은 30조4000억원을 기록, 1분기보다 1조8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8년 4분기 이래로 최대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현금 확보 행렬은 5만원권 수요를 급증시켜 공급 부족 현상을 야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은은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총 16조5827억원의 5만원권을 발행했다. 이 중 한은으로 다시 돌아온 5만원권은 4조9142억원에 그쳐 29.6%의 환수율을 기록했다. 올해 한은이 공급한 5만원권 10장 중 7장 이상은 소재 파악이 안되고 있는 셈이다.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 2009년(6월) 이후 2010년부터 작년까지 같은 기간의 평균 발행액은 12조5617억원으로 올 들어 예년에 비해 4조210억원 증액 발행된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 9년간의 평균 환수율(54.1%)을 크게 밑돌면서 지난 2014년(22.7%) 이후 두번째로 낮은 환수율을 기록 중이다.

환수율 감소로 올 들어 시중에 실제 증가한 순발행액 규모는 11조6683억원으로 작년(5조5038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인출 불가 사례가 발생하는 등 등 5만원권 실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발행 이후부터 올 8월까지 5만원권의 누적 발행액은 230조원에 달한다. 이 중 112조원 가량만 한은으로 돌아와 48.9%의 누적 환수율을 기록 중이다. 시중에 남아있는 5만원권 규모는 118조원인데 가계·비영리단체와 민간 비금융법인의 합산 현금자산 잔액(약 125조원)과 거의 비슷하다.

게티이미지

다른 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3월 이후 화폐 발행 잔액 증가율이 종전인 2019년 증가율의 2.4∼3.0배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을 놓고 비교했을 때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은 화폐 발행 잔액 증가율이 1.9배까지 확대됐다.

특히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민간의 화폐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위기 이전이던 작년 3∼8월 5% 수준이던 화폐 발행 잔액 증가율이 올해 같은 기간에는 평균 13%에 달했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11%)보다 높은 상승세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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