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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경배 아모레 회장 국감 불출석 가맹점 상생 논의 미뤄질까 우려
가맹점주간 갈등 해명, 증인 소환
6일 건강상 이유로 사유서 제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서경배(사진)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최근 불거진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을 해명하기 위해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국감을 이틀 앞두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상생 대책 마련이 차일피일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국회 정무위 행정실에 ‘고열과 전신 근육통’ 등의 증상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할 수 없다는 내용의 사유서를 제출했다. 병원 진단서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서 회장이 고열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힌 만큼 관련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은 온·오프라인 가격 차별 정책에서 기인한다. 2017년 중국 한한령 이후 실적이 계속 악화된 아모레는 올해 ‘디지털 전환’이라는 해법을 꺼냈다. 쿠팡·네이버·11번가 등 온라인 강자와 손을 잡고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하거나 할인·증정 행사를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1분기와 2분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 60% 증가했다.

그러나 아모레 본사의 온라인 강화 정책은 아리따움·이니스프리 등 가맹점의 수익 악화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쿠팡·네이버 등에서 동일한 상품이 반값에 풀리자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급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폐업하는 가맹점들이 줄을 이었다. 아리따움 매장은 2017년 1323개에서 지난해 말 1186개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니스프리 매장도 1080개에서 920개로 줄었다.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회장은 “온·오프라인 가격 구조가 무너지면서 가맹점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가맹점은 인건비·임대료 등을 내야 하다보니 연평균 할인율이 20~25% 수준에 그치지만, 온라인 쇼핑몰은 연중 50~60% 할인 행사를 하다 보니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모레는 이런 비판이 이어지자 직영몰의 매출 일부를 가맹점과 공유하는 ‘마이샵’ 제도를 도입했다. 고객이 직영몰에서 가맹점을 단골 매장으로 등록한 뒤 상품을 구매하면 이익의 일부를 가맹점주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모레 전체 온라인 매출에서 직영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데다 단골 매장 등록이라는 조건까지 달면서 ‘보여주기식 상생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 회장은 “아모레 직영몰에서 마이샵을 등록한 고객은 36%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가맹점주들은 이번 국감을 계기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서 회장 불출석으로 합의점 도출은 더욱더 어려워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 6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며 국감 출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가맹점과의 상생 방안 마련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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