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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떠돌던 130조 개미…‘공모주=대박’ 늪에 빠질까
공모주, 대출규제에 투자처로 자리잡아
빅히트, 카겜 이어 증거금 58조원 몰려
상장 이후에도 매수 이어가지만 주가 부진
“실망한 개인 시장이탈 가능성” 우려도
공모주가 부동산 규제 등으로 증시에 떠도는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투자처로 부상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청약에는 58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123RF]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에 역대 최대 기록에 근접한 58조원이 몰리면서 대어급 공모주의 청약 열풍을 이어갔다.

공모주가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증시에 떠도는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투자처가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공모주가 상장 직후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망한 투자자들의 시장이탈 우려도 지적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빅히트 공모주 일반청약에 총 58조4237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통합 경쟁률은 606.97대 1로 나타났다.

이는 공모주 청약 열기를 촉발한 SK바이오팜(30조9899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기록이지만, 역대 최대 규모인 58조5543억원을 끌어모은 카카오게임즈의 증거금에는 못 미쳤다. 경쟁률은 SK바이오팜(323.02대 1)을 웃돌았지만, 카카오게임즈(1524.85대 1)와는 격차가 컸다.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이들 기업들에 일제히 수십조원의 청약 행렬이 몰린 것은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증시를 떠돌던 시중 유동성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특히 코스피가 2400선 내외를 오르내리며 기존 종목들의 ‘상투’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공모주가 새로운 투자처에 목마른 투자자들의 선택지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실제로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지난 5일 현재 256조2749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개인으로 분류되는 자금은 절반 이상(54.2%)인 138조8497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했다.

공모주 상장 후에도 개미들의 매수 행렬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SK바이오팜 상장 이후 685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7858억원 순매도한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1023억원 순매수했던 기관도 최근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이후 개인만 3801억원 순매수하고, 외국인(-1312억원)과 기관(-1313억원) 모두 ‘팔자’세다.

문제는 개인투자자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다. ‘따상상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3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던 SK바이오팜이나 ‘따상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2일 연속 상한가)이었던 카카오게임즈 모두 개미들이 바라는 상장 직후 주가 수준을 회복할 수 있는지 불확실해서다. 게다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를 밑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자금이 몰렸던 공모주는 공모가 대비 현재가가 높지만, 대규모 거래가 시작된 가격보다는 낮다”며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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