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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바구니 물가 폭등…서민 고통 어쩌나
무값 90%·배춧값 67% 상승
농수산물 9년만에 최대폭 올라
근원 물가는 여전히 역대 최저
얼어붙은 경기에 수요부족 현상

장바구니 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들썩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는 여전히 차가운데 먹거리 부담이 커져 서민들의 체감 고통은 더욱 심화됐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9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5% 상승했다. 2011년 2월 21.6% 오른 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신선채소가 34.9% 올랐다.

전반적인 농수산물 가격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농축수산물은 13.5% 상승하며 2011년 3월 14.6%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채소류가 34.7% 오르면서 농산물이 19.0% 오른 영향이 컸다. 실제 무는 지난 8월 47.9% 오른 데 이어 지난달 89.8%나 치솟았다. 배추도 같은 기간 69.8%, 67.3%씩, 토마토는 45.4%, 54.7%씩 올랐다. 지난달 파(40.1%), 사과(21.8%), 국산쇠고기(10.6%) 등도 줄줄이 올랐다.

이 밖에 축산물(7.3%)도 많이 올랐고 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6.0%를 나타냈다. 다만 생강(-26.2), 콩(-13.5), 버섯(-8.3)등은 내렸다.

태풍과 장마 영향에 따른 작황 부진과 출하량 감소 등이 농산물 물가를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긴 장마에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으나 채소 생육기간이 70~80일인 점을 고려하면 10월 말, 11월 초께 지금 자라고 있는 배추, 무 등이 출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이 밥상물가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필요시 비축물량 방출 등 수급 불안 방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급격한 먹거리 물가 상승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겹치며 더욱 고통스럽게 다가왔다. 경기는 나아지지 않았는데 체감물가만 급등한 것이다.

실제로 다른 품목들의 물가를 살펴보면 장기화된 경기 침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업제품은 0.7% 내렸다. 석유류는 12.0% 급락했고 가공식품은 1.2%로 소폭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4.1% 하락했다.

코로나19에 외식 등 서비스를 소비하려는 수요가 줄어들며 서비스는 0.5%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수요 측면에서 기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는 0.6% 밖에 오르지 않았다. 6월 0.2%, 7~8월 0.4%보단 소폭 반등했지만 역대 최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해(0.7%)보다 낮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7%에서 0.4%로 낮춘 바 있다. 연간 -0.2%의 근원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1999년 이후 가장 낮다. IMF 외환위기 수준까지 물가가 떨어진 것은 그만큼 경기가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 지속으로 실물 경제에 대한 심리가 위축돼 풍부한 유동성이 실물 경제보다는 자산시장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내년에도 유지돼 경기적(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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