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산 20대는 평균 1억5500만원의 자기자금과 3억1200만원의 차입금을 통해 집을 장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기간 서울에 집을 마련한 10대는 평균 6400만원을 상속받은 뒤, 자기자금 1억8000만원을 낸 것으로 집계돼 이에 대한 출처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60만 건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2018년 1월 이후 지난 8월까지 서울에서 집을 산 20대는 평균 자기자금 1억5500만원의 배에 달하는 3억1200만원의 빚을 내 샀다. 특히 빚의 절반 가량인 1억6800만원은 세입자가 낸 보증금으로, 사실상 ‘갭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1억5500만원의 자기자금은 ▷예금 6000만원 ▷상속자금 3500만원 ▷부동산 매각 혹은 보증금 회수 3300만원 ▷현금 및 기타 2200만원 ▷주식과 채권 등 50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또 3억원이 넘는 차입금 가운데 은행에서 받은 대출은 1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 의원은 “전체 주택가격에서 세입자들의 임대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대 이후에는 보통 20~25% 내외였는데, 20대는 36%에 달했다”면서 “그만큼 20대들이 세입자들의 임대보증금을 이용한 갭투기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에 집을 산 10대 청소년은 상속자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부의 대물림’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들 10대 청소년은 평균 약 6400만원의 자금을 상속받고 ▷예금 4900만원 ▷부동산 매각 등 4100만원 ▷현금 등 2200만원 ▷주식 800만원 등 1억8000만원의 자기자금으로 평균 3억3900만원의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소 의원은 이에 대해 “현실적이지 않은 통계”라 꼬집고 “어떻게 10대 청소년들이 부모 도움없이 1억원이 넘는 돈을 자기자금으로 가지고 있을 수 있었는지 국토부와 국세청이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욱이 서울에서 집을 산 10대 청소년 322명 가운데 76.4%, 246명이 ‘주택을 매입한 후에 임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러한 자금 출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수저 청소년 임대사업자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10대 청소년 역시 1억5500만원의 차입금 가운데 1억3600만원은 세입자 보증금으로 집계됐다. 소 의원은 “갑작스러운 가계경제 악화로 위기에 처했을 때,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10대 청소년들을 집주인으로 둔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국토부가 보증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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